국민 5명 중 4명 "노후에도 일할 것"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04.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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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설문조사, "노인 근로자, '업무 성실', '조직 헌신' 역량 좋지만 '동기부여', '창의성' 부족해"

어르신들이 구인광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어르신들이 구인광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 국민 5명 중 4명은 노후에도 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하는' 노인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노인 일자리의 질과 양을 개선하기 위해 노령 근로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발표한 '일하는 노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공공연금제도가 취약하고 개인적인 노후 준비도 미흡해 소득절벽과 노인빈곤 문제로 노후 근로가 필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가 입장에서도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대체하기 위한 고령 인력 활용 문제가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 일자리의 양과 질 확대를 위한 선행 연구로서 연구원은 지난 1월18일~2월8일 전국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5명에 대해 '일하는' 노인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비교를 위해 지난 2009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와 같은 내용으로 질문을 구성했다.



조사 결과, 노인의 적정 연령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균 67.2세라고 답했다. 이는 2009년 조사에 비해 0.8세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려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국민들의 평균 인식은 70세 아래 수준에 머물러 차이가 있는 셈이다.

노인에 대한 이미지는 2009년 비해 다소 부정적으로 변했다. 응답자 11.3%가 부정적, 34.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지난 2009년 각각 9.2%, 44.5%였던 결과와 비교해 노인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것이다.

응답자의 67.1%는 '일하는' 노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근로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주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응답자의 절반(47.8%) 가량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일하는 노인'을 일하는 노인의 주된 모습으로 선택해 ‘일하면서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24.5%), ‘일하면서 즐거워하고 만족하는 모습’(20.3%) 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자료=현대경제연구원
응답자의 82.5%는 노후에 근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에 비해 10.8%포인트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근로 희망 이유는 경제적 수단(50.8%)이 가장 많았다. 사회참여라는 응답도 17.2%로 2009년 조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응답자의 92.8%는 노인을 고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건설업, 전기가스공급, 예술/여가 관련 업종이 노인 고용에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인의 역량을 묻는 질문에서는 '업무 성실', '조직 헌신', '대인기술' 등 전통적으로 중요시되는 역량에 답변이 집중됐다. 반면 동기부여, 학습의지, 창의성 등 미래지향적 역량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인식됐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노인을 위한 일자리 양과 질의 개선을 위해서는 ‘일하는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수용적 태도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노인이 활기차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각 조직에서는 고령 근로자에 대한 선도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다양한 노인 적합직종의 개발과 함께 '즐겁고 만족스럽게 일하는 노인의 모습'을 확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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