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文 '저격수'에서 '도우미'로? 달라진 반응·분위기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7.04.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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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차·3차 TV토론회서 주요 공격 安·劉에게…당원게시판 반응도 '변화'

심상정 정의당 후보(오른쪽 2번째)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심상정 정의당 후보(오른쪽 2번째)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선거 며칠 앞두고 공약이 대폭 수정되는 것은 어떤 경우에 가능한가. 문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자랑을 많이 하지만 준비 안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9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답답하다. 새 정치의 결론이 색깔론인가. 색깔론으로 평생 피해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있으면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겠나."

-심 후보, 지난 23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회에서

'문재인 저격수'에서 '문재인 도우미'로. 2차, 3차 TV토론회를 치르면서 심 후보가 받은 정반대의 평가였다.



지난 19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 심 후보는 문 후보의 공약 후퇴와 민주정부의 노동개악을 지적한 뒤 정의당 안팎으로 거센 후폭풍을 겪었다. 당으로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당원게시판이 누리꾼들의 비판으로 들썩였다.

나흘 뒤 열린 3차 토론회에서 심 후보의 공격 방향은 다소 달라졌다. 심 후보는 선거법 개정과 관련, 문 후보에게 질문을 했지만 안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더 압박을 가했다. 특히 안 후보에겐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면 남북정상회담이 되겠나"라고 말했고, 유 후보에겐 "전형적인 안보 장사"라며 적극 비판했다.



또 심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 공방과 관련, "중요한 건 진실공방이 아니다"며 "당시(2007년) 남북정상회담, 총리급 회담, 6자 회담 등이 열렸고 남북이 평화로 가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기회를 살리는 정무적 판단을 중심에 두는 게 당연하다"고 공방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문 후보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며 "처음부터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으면 이렇게 논의가 비화 안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3차 토론회가 끝난 뒤 정의당 당원게시판의 분위기는 이전 2차 토론회 당시와 다소 달라졌다. 당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오해를 푼다"며 "토론 보고 탈당까지 고려했는데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격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좋은 공격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더욱 실속 있고 세련된 자세로 토론에 임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지난 토론회에서 당당하던 심 후보의 모습은 어디 갔나"라며 "문 후보가 답변을 제대로 못 내놨는데 다시 따져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심 후보의 변화를 꼬집기도 했다.

이와 관련, 추혜선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4일 서면 논평에서 "일각에서 심 후보가 특정 후보를 두둔한다며 도우미 같은 얼토당토않은 딱지를 붙여 폄훼하려 든다"며 "철 지난 색깔론으로 정치문화를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되돌리려는 행태를 다시 한 번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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