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시' 상하이까지 사드여파.."반한정서에 車 계약취소도"

머니투데이 상하이(중국)=장시복 기자 2017.04.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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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판촉으로 해결될 이슈아냐"..현대차 그룹 수뇌부 中시장 긴급점검, 현지전략형신차·전기차로 돌파

상하이의 한 현대차 매장/사진=장시복 기자상하이의 한 현대차 매장/사진=장시복 기자


"글로벌 경제도시인 상하이도 베이징이나 중국 다른 지역과 별반 상황이 다를 바는 없어요."

20일(현지시각) 오후 중국 상하이의 한 현대차 (249,500원 ▼500 -0.20%) 매장에서 만난 일상복 차림의 영업직원 A씨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슈' 영향을 묻자 상담석에 앉은 채 심드렁한 표정으로 답했다.

◇'경제도시' 상하이까지 여파.."계약취소 사례도"=실제 시내 한 빌딩 1층 로비 한켠에 위치한 이 매장에는 현대차 6개 차종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지만 평일 오후임을 감안하더라도 분위기가 썰렁했다.



A씨는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확실히 사드 이슈가 진행된 올 1월부터 판매량이나 방문객이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며 "구입을 하려다 중간에 계약을 취소한 경우도 왕왕 있었다"고 토로했다.

경제 논리가 우선시되는 글로벌 도시이다보니 '정치의 도시' 베이징이나 다른 지방 2~3선 도시들보다는 한국차에 대놓고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그러나 원래 현대차를 많이 구매했던 이들도 현재는 망설이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업계에선 현지 소비자들의 반한 정서와 이를 활용한 경쟁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판매수당이 줄어든 현지 영업사원들이 일본차 브랜드 등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판촉으로 해결될 이슈 아냐..차분히 때 기다려"= 그렇다고 아직 본사나 딜러사 차원의 별도 공식 할인 판촉을 진행하진 않고 있었다. 오히려 차분히 때를 기다려 보겠다는 분위기다.


그는 "이번 이슈가 가격을 내린다고 현실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며 "회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푸념했다.

상하이의 다른 현대차 매장들도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판매점의 B씨도 "그나마 3월에는 상하이 거주 한인들이 찾아 판매량이 반등했는데 4월 들어 다시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산 현대차를 수입·판매하는 매장에선 현지 생산분보다 한국산 제품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었는데, 현재 추가 주문은 넣지 않고 기존 재고 소진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지화 전략, 신차로 위기 돌파..경영진 총집결=비상이 걸린 현대·기아차도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일단 지난 19일 개막한 상하이모터쇼를 계기로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현지 전략형 신차도 총 4종도 공개했으며, 조만간 현지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SUV '신형 ix35'와 중국형 쏘나타(LFc)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올 뉴 쏘나타'를 최초 공개했다. 기아차 (118,200원 ▲1,600 +1.37%)도 중국 현지전략형 소형 세단 '페가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인기 소형차 'K2'의 SUV 모델인 'K2 크로스'도 선보였다.

베이징현대차도 오는 7월 위에동 전기차를 내놓고 2020년까지 SUV 전기차를 포함한 총 6개 차종 신에너지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현지 책임자들도 중국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기아차 부사장)는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법인으로) 현지화된 기업이라는 점이 상당히 어필되고 있다"며 "판매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은 있지만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수뇌부도 긴급 현장 경영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전날 프레스데이에 참석했고, 정의선 현대차 (249,500원 ▼500 -0.20%) 부회장도 다음주 상하이 모터쇼(일반공개)를 돌아보며 중국 현지 시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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