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대통령 요구 전달만 했다..억울"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7.04.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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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측 변호인, 특검 주장에 정면 반박.."이 부회장은 미전실 소속 아니고 역할도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제공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4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제공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4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을 이건희 삼성 회장과 동일하게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부회장(49·구속기소) 측 변호인이 특검 측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피고인측 증거조사 의견을 통해 '특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우선 이 부회장이 이번 최순실 씨 지원 등과 관련해 연관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역할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의 송우철(55·연수원 16기) 변호사는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총수인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이 부회장은 미전실 조직에 속하지 않았고 맡은 역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모든 측면을 볼 때 이 부회장의 지시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고 오히려 멘토 역할을 했다"며 "미전실 산하 6개 팀은 최 전 실장에게 보고하는게 원칙이고, 최 실장이 공유해야 할 사안만 이 부회장에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이 회장이 현재 와병 중인데 (직책이 없는 이 부회장이)공식적 체제 변동 없이 멋대로 미전실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미전실 해체도 이 부회장이 독단적으로 결단한게 아니라 최 전 실장과 논의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역할은 '전달'에 불과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후 '내가 왜 대통령한테 야단을 맞아야 하나'고 했던 것은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이 맡아달라는 요청을 미전실에 전달하는 역할을 다했을 뿐인데 억울함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이 부회장은 대통령 요구사항을 미전실의 지위와 업무에 맞게 최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실차장(사장)에게 그대로 전달했고 그 이후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한결같이 진술했다"며 "이는 절대로 책임 전가나 총대 메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수차례 조사에서 이 부회장의 진술이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이 부회장이 2차례의 특수본, 5차례의 특검 등 71시간50분의 조사를 받았다"며 "과연 이 시간동안 거짓을 말하면서 일관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개인의 사익을 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송 변호사는 "합병 전후로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이 부회장의 실질적 지배력은 전혀 변동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들은 특검 조사 질문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ISS가 반대 의견을 권고했는데 이례적으로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한 것을 아느냐고 질문했는데, 국민연금의 결정이 ISS측 의견에 귀속될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어 "ISS를 포함해 다른 기관 보고서들이 산정한 합병의 '적정비율'이란게 얼마나 부실한건지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2014년 11월 최순실 등과'로 시작되는 특검의 질문에 대해 "당시 최 씨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전제가 담긴 질문인데, 사실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우리가 가장 억울한 것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움직여 국민의 노후자금을 손댔다는 주장"이라며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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