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한대값도 기부 안한 수입차업체…해외 본사엔 '고배당'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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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감사보고서 전수조사…볼보는 배당성향 1200%에도 기부 '0', 외국계 국산차도 '인색'

해외 본사로 높은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수입차업계가 국내 기부금을 내는 데는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서 높은 성장의 과실을 얻고 있는 만큼 현지 시장에서의 재투자나 사회적 책임에도 소홀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벤츠-BMW, 국내 기부금도 '맞수'=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업체 가운데 기부금(감사보고서 기준)을 제일 많이 낸 곳은 판매실적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였다. 두 맞수는 각각 22억4232만원, 20억4637만원의 기부금을 내 팽팽한 접전을 보였다.



모두 연매출 '3조원 클럽'에 든 법인들로 해외 본사로도 각각 457억원, 370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한 BMW코리아는 5년 만에 배당을 실시했다.

두 회사는 재무제표상 기부금 외에도 재단 등을 통해 더 많은 기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MW코리아는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운영하는 등 BMW코리아미래재단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총 42억여원의 기부를 했다는 입장이다.



벤츠와 BMW를 제외하면 다른 수입차업체들은 기부 항목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푸조·시트로엥을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와 페라리·마세라티 수입사 FMK의 지난해 기부금이 각각 1억5000만원, 6560만원 정도였다. 그것도 전년보다 줄어든 수치다.
車 한대값도 기부 안한 수입차업체…해외 본사엔 '고배당'


◇볼보 배당성향 1264%에도 기부 8년째 '0'=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포르쉐코리아·볼보자동차코리아·FCA코리아·GM코리아 등은 아예 기부금 항목이 공란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는 영업이익도 줄고 기부도 전무했으나, 배당성향(배당금액/당기순이익)은 무려 1264%, 100%에 달했다. 특히 볼보는 지난해까지 8년째 기부 제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벤츠·BMW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2014년에도 2억여원만 기부했는데 '디젤 게이트'가 터진 2015년부터는 이마저도 없앴다.

그럼에도 2015년 160억여원의 첫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엔 판매촉진비가 116억여원으로 2015년에 비해 2배가량 뛰었으며 협회비 명목으로도 3억여원이 지출됐다.

GM코리아도 지난해 접대비의 경우 2015년과 비교해 2배 늘렸지만 기부는 없었다.

3월결산법인(한국토요타·한국닛산·혼다코리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과 유한회사 형태의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도 감사보고서가 나오진 않았지만 상황은 다른 수입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벤츠의 한국 1위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레이싱홍그룹 계열) 기부금은 14억5326만원으로 전년(7억9225만원)보다 2배 늘려 웬만한 수입차업체들을 압도했다.

◇외국계 국산차, 내수시장 커졌지만 기부는 '인색'=한편 외국계 국산 완성차업체들의 기부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호황을 누려 처음으로 국산차업계 총 내수 매출이 4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고용 창출과 생산·서비스네트워크 투자라는 큰 역할을 맡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기부금 내역은 한국지엠(GM) 18억4200만원, 르노삼성 5000만원 정도다. 지난해 한국GM의 경우 5312억원의 적자(영업손실)를 냈지만, 르노삼성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4175억원)을 올렸던 터라 르노삼성으로 비판의 시선이 더 쏠린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최대주주인 프랑스 르노그룹에 2480억원, 2대 주주 삼성카드에 617억여원을 각각 배당키로 했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최대주주인 쌍용차는 티볼리의 내수 선전을 계기로 지난해 9년 만의 흑자를 냈지만 기부금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업체들과 외국계 국산차업체들이 현실적으로 국내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의 기부 수준(현대차 (241,000원 ▼1,000 -0.41%) 501억원, 기아차 (115,800원 ▲100 +0.09%) 288억원)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회적 환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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