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보다 잘 팔린 '수입차'… 車도 '빈익빈 부익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7.04.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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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안 팔리고 고가 수입차·중대형 판매 늘어… 생계형 1t트럭도 판매 증가

자동차 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산층을 대표했던 중형차량의 판매는 크게 줄어든 반면 고급 수입차, 생계형 트럭은 판매가 늘었다. 소득과 인구구조, 차량 선호도 변화가 시장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3월 7000만원 이상의 수입차는 총 1만7949만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 급증한 수준이다. 국내 시장을 대표하는 모델인 쏘나타(1만6015대)보다 많이 팔렸다. '쏘나타'는 판매가 16.5% 줄었다.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는 6310대가 팔렸는데, 지난해보다 44.1% 증가했다. 주요 트림이 1800만원 가량인 기아차 'K3'가 1~3월동안 팔린 양(6390대)과 비슷하다. 'K3'는 지난해보다 판매가 30.5% 줄었다.

쏘나타보다 잘 팔린 '수입차'… 車도 '빈익빈 부익부'


생계형으로 주로 쓰이는 '1t 트럭'은 판매가 늘거나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올 1분기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봉고’는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1만6295대가 팔렸고, 현대차 (249,500원 ▼500 -0.20%) ‘포터’는 지난해와 비슷한 2만5341대가 판매됐다. '포터' 판매량은 국내차 중 '그랜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준대형 'K7'은 올해 1만3576대가 팔리며 지난해 수준(-0.7%)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급의 ‘그랜저’가 신차효과로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반면 중형차 ‘K5’는 약 30% 판매가 줄었다.

소형에서 중형급 차량 판매가 크게 준 반면 중대형, 고급 수입차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값이 싼 경차와 생계형 1t 트럭이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중형차는 중산층을 대표하는 차급이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의 62%는 중형급 이상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형차를 선택하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자동차 선호 트렌드가 세단에서 SUV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중형차의 인기가 시들한 원인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내수 경기가 좋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소상공의 창업에 많이 쓰이는 1t 트럭은 경기가 안 좋을 때 많이 팔리는 특징이 있다.

또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 구성원의 감소와 생활비 절감 목적으로 차량에 대한 지출을 줄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고가의 수입차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5000만~7000만원의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소폭 떨어졌으나 7000만원 이상의 수입차는 판매가 크게 늘며 전체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싼 차보다 비싼 차가 더 잘 팔리는 게 요즘 분위기"라며 "자동차업계가 수익이 많이 나는 고급브랜드에 기술력과 마케팅을 쏟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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