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역풍 中상장사, 다시 떠오른 차이나 디스카운트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4.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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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 中기업 주가 일제히 하락곡선…"해소 전까지 투심 악화 지속될 듯"

사드 역풍 中상장사, 다시 떠오른 차이나 디스카운트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강화가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에게도 역풍으로 불어닥쳤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 한 달간 일제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증권가에서는 사드 보복조치가 한중 기업에 양방향으로 악영향을 주고 있어 사드 갈등 국면이 해소되기 전까지 중국기업에 대한 투심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총 15개다. 그 가운데 웨이포트 (1,650원 0.0%), 차이나하오란 (27원 ▼8 -22.9%), 차이나그레이트 (12원 ▼12 -50.0%) 3개사를 제외한 기업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하락했다. 거래가 정지된 중국원양자원 (63원 ▼12 -16.0%)과 자진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웨이포트를 제외한 13개 기업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6.5%다.

특히 헝셩그룹은 사드 보복 조치 발표날 반짝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17.7% 떨어졌다. 이외에도 오가닉티코스메틱 (102원 ▲3 +3.03%)(-15.4%), 글로벌에스엠(-15.1%), 골든센츄리 (97원 ▼2 -2.02%)(-13.8%), GRT (3,380원 ▼95 -2.73%)(-10.7%), 크리스탈신소재 (1,267원 0.00%)(-9.9%) 등의 주가하락률이 컸다.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던 지난달 3일 헝셩그룹을 포함한 일부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는데, 이는 비이상적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사드 보복조치로 중국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 펀더멘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수출·수입 측면에서 영향을 받아 2분기에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에서다.

중국원양자원의 거래정지도 중국기업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데 불을 지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도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았다. 여기에 2016년도 감사보고서 감사의견이 '비적정'일 것이라는 풍문에 의해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중국원양자원은 2009년 상장 이후 여섯 차례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지속되는 공시 불이행 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다음달 2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이 '비적정'이나 '거절'로 나온다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차이나디스카운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른 건실한 중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만 6개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했고, 올해도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진행 중인 컬러레이와 그린소스를 포함해 10여개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일례로 헝셩그룹과 오가닉티코스메틱은 국내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서울 여의도에 IR 사무소를 내 운영 중이다. 또 헝셩그룹과 오가닉티코스메틱, 로스웰, 크리스탈신소재, 골든센츄리 등 지난해 상장한 새내기 중국기업들은 시가배당률 1%대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황 실장은 "중국과 사드를 사이에 둔 갈등이 해소국면으로 접어들지 않는이상 중국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은 양국의 경제협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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