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짓는 데 쓰세요"…오뚜기의 '이화여대' 사랑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7.03.31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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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 오뚜기 회장, 75억원 상당 주식 1만주 기부… 선친 때부터 이어온 인연 산·학 결실, 여성인재 중시하는 경영철학도 반영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오뚜기 (423,500원 ▼3,000 -0.70%)가 이화여대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오뚜기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 시절 맺은 산·학 인연이 아들인 함영준 회장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보유주식 99만4529주 가운데 1만주를 기부한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이날 오뚜기 주가는 75만2000원. 기부금으로 환산하면 약 75억여원이 된다.



기부처는 다름 아닌 이화여대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회장이 이화여대 기숙사 건립 자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며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 일부를 사회환원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이 자신의 모교인 한양대가 아닌 이화여대에 주식을 쾌척하는 것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산·학 결실을 맺기 위해서다. 실제 함 회장과 이화여대의 연결고리는 딸도, 부인도 아닌 누나다. 함 회장의 누나 함영림씨는 이화여대 음악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때문에 사재를 출연해 다양한 사회나눔활동을 벌여온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큰딸 영림씨가 교수로 재직 중인 이화여대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2013년 오뚜기는 직장여성 육아부담 경감을 위해 이화여대와 직장보육시설 건립지원 협약을 맺었는데 이 프로젝트는 빛을 보지 못했다. 오뚜기가 기금 30억원을 지원하고 이화여대가 직장보육시설을 설치·운영할 계획이었는데 진행과정에 문제가 발생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번 기숙사 건립 지원은 여성인재 발굴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함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과도 연관이 있다. 국내 대표 여자대학교를 지원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 오뚜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오뚜기는 2010년에도 이화여대와의 사연이 있다. 이화여대가 4년간 월 1만원씩 기부를 약정한 동문에게 라면 2봉지 묶음을 기념품으로 주는 '선배라면 만원 이어달리기'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당시 오뚜기가 진라면(순한맛) 제품을 다량 지원했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식품이란 점에서 '적은 돈으로 소중한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캠페인 취지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약정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1억원이 모일 정도로 이화여대 동문들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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