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니야, 오동잎 틀어줘"…IT기술 만난 교동도의 변신

머니투데이 교동도(강화)=김세관 기자 2017.03.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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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섯 번째 '기가 스토리' 지역 교동도…ICT접목해 관광 명소 만들기 추진

강화 교동도 대륭시장 모습. 1960~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강화 교동도 대륭시장 모습. 1960~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서울에서 서쪽으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강화군 교동도. 2014년 강화도와 연결되는 다리가 개통되고 서울에서도 먼 거리가 아님에도 이름마저 생소한 잘 알려지지 않은 '은둔의 섬'이다.

거주인구가 3000여명에 이를 만큼 작지 않은 섬이지만 풍경은 1960~70년대 모습에 멈춰 있다. 북한과 직선거리로 2.6㎞밖에 떨어지지 않은 접경지역인 데다 다리가 개통되기 이전에는 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일 정도로 지리적 조건이 좋지 않아 발전이 더뎠다.



이런 '은둔의 섬' 교동도가 최근 ICT(정보통신기술)와 만나 관광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다. KT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난 1년반 동안 기가 인프라 기반 ICT 관광플랫폼 구축작업을 교동도에서 진행해왔다.

◇다섯 번째 '기가 스토리' 교동도…스마트워치로 '보물찾기'



강화 교동도 관광플랫폼 구축은 KT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인 '기가 스토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신안 임자도(기가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파주 대성동(기가 스쿨), 백령도(기가 아일랜드), 지리산 청학동(창조마을)에 이은 다섯 번째다.

강화 교동도에서 28일 문을 연 관광거점 '교동 제비집' 모습. /사진=김세관 기자 강화 교동도에서 28일 문을 연 관광거점 '교동 제비집' 모습. /사진=김세관 기자
KT는 우선 교동도 관광산업 거점인 '교동 제비집'을 28일 오픈했다. '제비집'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는 교동도 주민들의 특별한 제비 사랑 때문이다. 교동도는 북한 접경지역이란 특성상 실향민들의 거주비율이 절반에 달한다. 제비가 북한 황해도 연백평야에서 가져온 흙으로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 주민들은 고향의 흙으로 만든 제비집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강화 교동도 한 상점에 붙은 제비 및 제비집 보호를 호소하는 안내문. 교동도에서는 이같은 안내문이 붙은 주택과 상점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강화 교동도 한 상점에 붙은 제비 및 제비집 보호를 호소하는 안내문. 교동도에서는 이같은 안내문이 붙은 주택과 상점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교동 제비집'에서는 교동도의 개괄적인 정보를 KT가 구축한 인프라와 스마트기기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관광명소뿐 아니라 조선시대 반정으로 연산군과 광해군이 어디에서 어떻게 유배됐는지 등 섬의 역사도 알 수 있다.

교동도를 찾은 자전거 여행객이 '교동 제비집(기가하우스)'에서 대여한 스마트워치로 전자스탬프를 받고 있다./사진제공=KT교동도를 찾은 자전거 여행객이 '교동 제비집(기가하우스)'에서 대여한 스마트워치로 전자스탬프를 받고 있다./사진제공=KT
자전거와 스마트워치도 이곳에서 관광객들에게 빌려준다. 자전거를 타고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다 보면 '비콘'을 통해 자동으로 스마트워치로 보물찾기하듯 전자스탬프를 얻는다. 이렇게 수집한 전자스탬프는 '교동 제비집'에서 현물쿠폰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강화 교동도 관광거점인 '교동 제비집'에 자전거 관광객들을 위한 스마트워치와 헬멧이 비치돼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강화 교동도 관광거점인 '교동 제비집'에 자전거 관광객들을 위한 스마트워치와 헬멧이 비치돼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지니야, 오동잎 틀어줘"…'기가지니'로 고른 노래가 울리는 '대륭시장'
시간이 멈춘 듯 1960~7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교동도에서 유일한 번화가 '대륭시장'도 KT와 지자체가 선보이는 주요 관광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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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강화 교동도 주민 손효숙씨가 인공지능 '기가지니'를 통해 노래를 선곡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교동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강화 교동도 주민 손효숙씨가 인공지능 '기가지니'를 통해 노래를 선곡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KT는 시장 내에 '교동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인공지능 TV '기가지니'를 설치했다. 추억이 담긴 노래가 신청되면 대륭시장에 설치된 11개 스피커로 그때 그 시절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날도 누군가 최헌의 '오동잎'을 신청하자 '기가지니'가 튼 노래가 시장 전체에 울려퍼졌다.

강화 교동도를 찾은 관광객이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추억을 떠올리는 듯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강화 교동도를 찾은 관광객이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추억을 떠올리는 듯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아울러 '교동 스튜디오'에선 지금은 사라진 1960~70년대 교복 및 교련복 등의 소품도 빌려줘 과거로의 추억을 선물한다.
'교동 제비집'과 '교동 스튜디오'는 교동도 관광 활성화에 뜻을 같이하는 교동도 주민들이 만든 법인을 통해 직접 운영한다.

이날 '교동 스튜디오'에서 '기가지니'를 통해 추억의 노래를 선곡하는 일을 직접 한 교동도 주민 손효숙씨(63)는 "기가지니는 오늘 처음 배워서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웃음지었다. 이어 "'교동 스튜디오' 일을 열심히 해서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힘을 쓰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KT는 교동도에 홀로 거주하는 노년층을 위해 30가구를 선정해 전력사용 패턴을 분석, 실버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농가환경 개선 및 생산성 증대를 위한 '스마트팜 시스템'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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