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의혹' 최태원 SK회장 검찰 출석…질문엔 침묵(종합2보)

뉴스1 제공 2017.03.18 17:10
글자크기

朴 소환 3일 전…검찰, 대기업 뇌물죄 수사 총력
SK "'숙제' 의미는 '경제살리기'"…의혹 전면부인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7.3.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7.3.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면세점 특혜와 사면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18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13일 1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고 4개월 만에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두번째 검찰 출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8일 오후 2시 최 회장을 소환했다.



최 회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4개월 만에 다시 왔는데 심경 한 말씀 해달라', '재단 출연 대가로 사면 청탁을 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미소만 띤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최 회장을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가능성도 열어놨다.



검찰은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111억원의 대가성과 최 회장의 사면청탁 등과 관련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5년 11월 특허기간이 만료된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을 대상으로 특허 재심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은 특허권을 잃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4월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겠다고 발표했고 SK는 두번째 기회를 얻었다. 앞서 2월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과 비공개 독대해 대가성 의혹이 불거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58·구속기소)의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최 회장의 사면 청탁 의혹도 불거졌다.

지난 1월13일 열린 안 전 수석의 공판에서는 2015년 8월13일 안 전 수석이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부터 "최태원 회장 사면해 복권시켜 준 하늘 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내용이 공개됐다. 같은날 법무부가 발표한 8·15 광복절 공식 사면대상에는 최 회장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김 전 의장이 같은해 7월24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그해 8월 최 회장은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징역 4년을 받았지만 2년7개월 만에 풀려났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당시 대기업 총수로선 유일한 특사였다.

사면발표 3일 전인 같은해 8월10일 서울 영등포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이 김영태 당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과 접견 도중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에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녹음파일에는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며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왕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 '숙제'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안 전 수석과 관련한 청와대의 중소기업제품 납품주선 의혹도 수사대상이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는 2015년 SKT 부사장으로 있던 시절 중소기업제품 납품과 관련해 안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회장을 소환하기 전인 16일 김창근 전 의장, 김영태 전 위원장, 이형희 대표이사 등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8~19시간 고강도 조사를 벌여 사실관계를 추궁했다. 검찰은 같은 날 안 전 수석도 소환해 조사했다.

SK측은 면세점 특혜와 사면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김 전 의장의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사면이 결정된 후 통상적인 감사의 의미를 경제를 관할하는 안종범 전 수석에게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의 면회 녹음파일에 대해선 "면회 당일 일부 언론에 이미 최 회장이 사면된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사면을 사전에 알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숙제'의 의미는 출연금이 아니라 경제살리기에 대한 책임감을 말한다"고 해명했다.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만일 청탁을 했다면 사업권심사에서 3번이 떨어진 것은 설명이 안된다"며 "면세점 개선은 정부에서 독대 이전인 2015년 말부터 이미 진행됐고 세부 조항을 보면 SK에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