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약속한' 사우디, 알고 보니 '증산'…유가 폭락 우려↑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7.03.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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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2월 전월비 하루 26만배럴 증산

/사진=뉴스1/사진=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를 약속했던 것과 달리 OPEC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는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던 국제유가가 또 다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된 OPEC 최신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달 원유생산량은 하루 1001만1000배럴로 전달대비 하루 26만3300 배럴 증가했다. OPEC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감산하기로 합의한 것과 반대로 증산에 나선 것이다. 주요 산유국은 지난해 11월 하루 산유량을 18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사우디의 증산 소식에 국제유가는 급락을 지속했다. 이날 4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1.4% 하락한 배럴당 47.72달러에 마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5월분 북해산브렌트유도 전일대비 0.8% 떨어진 배럴당 50.92달러로 6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올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이달 들어서만 10% 하락했다.

OPEC 감산 합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감산 합의 이행 수준이 미미한 데다 이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미지수라는 점이 유가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증산에 나선 게 우려를 더했다.



OPEC 회원국 사이에서 각국의 감산 합의 이행 실적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 상황이다. 사우디는 러시아의 감산 합의 이행 실적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혼자서 비용을 치를 수는 없다고 나섰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오는 6월에 끝나는 감산 합의를 연장할지 여부는 올 상반기 참가국들의 합의 이행 여부에 달렸다고 밝혔다.

미국 셰일업계가 생산을 늘려 공급과잉 현상을 부추기는 점도 유가에 위협적인 요소다.

국제유가 재급락 우려가 커지자 사우디는 진화에 나섰다. 알 팔리 장관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2월 생산량 증가는 재고조정, 월간 변수 등에 따른 것"이라며 "OPEC과 비회원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글로벌 원유시장의 안정에 힘써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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