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ELS 발행… 고개드는 '손실 악몽'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7.03.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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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ELS발행 급증 …홍콩 H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 확대시 대규모 운용손실

급증하는 ELS 발행… 고개드는 '손실 악몽'


최근 증권사의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ELS 운용손실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15년처럼 ELS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 증권사가 또다시 대규모 운용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ELS 발행금액은 3조8526억원으로 지난해 3월 전체 발행액 4조2454억원의 90%를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3월이 아직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 월 평균 발행액 3조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올 들어 ELS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과 2월 ELS 발행액은 각각 4조6385억원, 7조18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9%, 154% 급증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신규 발행이 늘고 있다. 지난 14일 증권사의 ELS 신규 발행 건수는 120여건인데 미래에셋대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증권 25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2건, 신한금융투자가 16건으로 대형 증권사 발행 건수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대형 증권사들은 HSCEI(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규제 속에서도 저금리 여파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가 대안투자로 떠오르자 공격적으로 발행을 늘리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H지수를 발행 규제 한도 내에서 최대로 발행하고 유로스톡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2015년 하반기부터 H지수 ELS를 상환액만큼만 발행하도록 하는 증권사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5년 상반기 ELS 발행이 급증한 가운데 H지수가 급락해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2015년과 같은 ELS 손실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2월 H지수가 7500선까지 떨어진 뒤 다시 1만선을 회복됐지만 최근 세계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ELS 발행 부작용 우려가 높아지면 특정지수 ELS 상품에 대한 발행규제 카드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 운용손실을 줄이면서 투자자의 상품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는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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