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6.12.31/뉴스1
10일 정치권을 종합하면 '문재인 대세론'의 지속 여부는 △국민화합을 위한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문 전 대표가 효과적으로 낼 수 있을 것인가 △더 강해진 '문모닝'을 버텨낼 맷집이 문 전 대표에게 있는가 △친문 그룹의 폐쇄성이 어느 정도 누그러질 수 있는가 △개헌과 관련해 문 전 대표가 승부를 걸 수 있는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개헌 반문연대가 과연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시선이 '정권교체'에 맞춰져 있는 점도 호재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실정으로 탄핵당한 만큼 '촛불민심'으로 대표되는 국민여론은 정권의 유지 보다는 교체에 더 가까운 상황이다. 문 전 대표 본인이 전면에 내세운 것도 '적폐청산'으로 민심의 기대에 부응한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율은 45%를 넘고 있으며, 이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가 문 전 대표다. '이번에는 문재인'이라는 공감대가 강화될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그러나 변수도 많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은 오히려 탄핵 인용이 되면 문재인 대세론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예측했던 바 있다. 문 전 대표가 막상 전면에 나서면 국민들이 '불안하다'고 느끼며 '문재인 공포증'이 발현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장 여야 모두가 문 전 대표를 '제1 공격목표'로 삼을 전망이다. 정치권의 '공공의 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존재했지만, 박 대통령이 탄핵당한 국면에서는 1위주자인 문 전 대표가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다. 이미 '문모닝(문재인+굿모닝, 아침마다 정치인들이 문 전 대표를 비판하는 것을 빗댄 말)'에 시달린 문 전 대표이지만, 향후 공격의 빈도와 강도는 더욱 세질 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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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 전 대표는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약점을 가진 후보로 평가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등 유연한 면을 가진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문자테러'로 대표되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폐쇄성도 고질적으로 거론된다. 문 전 대표측은 본선이 다가오면 보다 중도적 입장의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열고 있지만, 이미 공고화된 확장성의 약점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개헌을 매개로 한 '반문연대' 변수도 있다. 문 전 대표 본인이 영입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반문연대 구축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이미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분권형 개헌, 대선 전 개헌 등의 이슈에 대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 개헌파 비주류 의원들의 이탈까지 일어나고 여야를 넘는 이합집산이 이뤄진다면, '친문과 반문' 구도로 대선이 진행된다. 대세론이 타격받을 수 있다. '친문'은 개헌에 소극적인, 비개혁적인 세력으로 낙인찍혀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세론에 약점도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 전 대표가 가장 유리하다는 사실에 변화는 없다"며 "당장 여야를 넘나드는 개헌연대와 이합집산이 가능할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복잡한 대선판도 속에서 제3지대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