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8분기 연속 '逆성장'…17조원 인프라 투자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3.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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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르, 대규모 인프라 투자 추진 '경기바닥설' 떠받쳐…부패 스캔들 '발목' 지적도

브라질 경제가 최악의 침체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민간이 주도하는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프로젝트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부패 스캔들의 파장이 워낙 커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통계당국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9%(전 분기 대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 나라 경제는 8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의 -0.7%보다 낮았다.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진 셈이다. 브라질의 지난해 성장률은 -3.6%로 2015년의 -3.8%에 비해 소폭 반등했지만 고무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브라질 분기별 성장률 추이(전분기 대비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브라질 분기별 성장률 추이(전분기 대비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브라질 경제가 침체에 빠진 건 2011년 상품(원자재)시장의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끝난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재정적자 등 악재가 한 데 맞물린 결과다. 정치권의 부정부패 파문에 따른 정정불안은 침체를 가속화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

호세프의 바통을 이어받은 테메르 대통령은 친기업 성향으로 브라질 경제의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경제 기반이 생각보다 더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테메르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반전을 시도할 태세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이날 450억헤알(약 16조58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2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의 실업률이 12%가 넘는다며 최우선 정책으로 실업난 해소를 꼽았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추진할 이번 프로그램엔 도로, 항만, 송전시설 등을 건설하는 55개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브라질 정부가 민간 자본 유치에 나선 건 경기침체로 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일각에선 브라질 경제가 이미 바닥에 도달했다며 인프라 투자가 회복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낙관론자들은 올 들어 브라질의 자동차 생산, 원유수출, 농업 등과 관련한 지표가 호전된 데 주목했다. 특히 상품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 최근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게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브라질 경제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테메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1%포인트가량 떨어져 정책목표 수준에 도달했고 브라질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행보에 나선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영국 경제분석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브라질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그러나 브라질 경제가 아직 부정부패 스캔들을 떨쳐내지 못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테메르 대통령도 부패 파문과 관련해 브라질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호세프 전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 후보로 2014년 대선에 나섰다. 당시 여권 대선 캠프는 브라질의 한 대형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지만 혐의가 입증되면 호세프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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