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수사는 검찰에게…특검 재판 준비 '올인'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7.03.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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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 "삼성 재판 재미있을 것…수사 충분히 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70일간 수사한 자료를 검찰에 넘긴다.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는 검찰이 넘겨 받아 뒤를 잇는다. 특검은 재판에 넘긴 피의자들의 죄를 입증하기 위한 재판 준비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3일 오후 늦게 수사 자료를 검찰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 자료를 검찰에 넘기면서 '창'을 내리고 '방패'를 집어 든 특검은 특히 삼성 뇌물죄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삼성 관련 수사는 특검에서 충분히 했고, 재판 과정을 보면 알 것"이라며 "삼성 재판은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검찰에 넘긴 특검은 재판 준비에 돌입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에 대한 재판부 배당을 마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형사합의 33부에, 최씨는 기존에 재판을 진행해온 형사합의 22부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지난 70일간의 수사도 쉽지 않았지만, 실제 혐의를 입증해내야 하는 재판 과정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특검보, 파견 검사 8명 등 40여명과 공소 유지에 힘쓸 예정이다. 박 특검은 "수사에서는 손을 뗐지만 앞으로 재판이 남아있고 더 중요할 수 있다"며 "법무부에서도 검사를 8명이나 잔류시켜줘서 검사들과 변호사 특별수사관들이 힘을 합쳐 공소유지 활동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특검의 수사 자료는 약 10만여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련 수사 기록만 3만여쪽,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 기록이 2만여쪽에 이른다. 특검은 재판을 준비해야 하는 자료는 일단 남겨두고, 검찰에 넘겨야 하는 사건의 수사 자료 6만여쪽을 먼저 넘겨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검찰에게 2만여쪽,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자료를 넘겨 받은 특검이 이번에는 검찰에게 그 세 배에 이르는 수사 자료를 넘겨주는 셈이다.

특검에게 수사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일체와 삼성 외 대기업들의 뇌물죄 혐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유기와 비리 행위 방조 의혹, 이석수 특별감찰관 해임 의혹 등 바통을 이어 받아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


앞으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고민 중인 검찰은 오는 6일 쯤 수사팀 구성 등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검 구성 전 사건을 담당했던 특별수사본부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수남 검찰총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와 우 전 수석이 수차례 통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들은 우 전 수석이 먼저 전화를 했고 업무 관련 얘기만 했을 뿐 수사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확대되면서 우 전 수석이 수사 대상에 오른 이후 여러차례 통화를 한터라 일각에서는 수사 정보를 우 전 수석에게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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