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꽃다발·18원 후원금·…국민, 정치에 뛰어들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7.02.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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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더이슈]'최순실 사태' 계기 정치참여 다양화…"정치관심 긍정적…무분별한 비난 등 부작용 막아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특검을 응원하는 꽃다발이 배달되고 있다. / 사진=뉴스1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특검을 응원하는 꽃다발이 배달되고 있다. / 사진=뉴스1


특검 꽃다발·18원 후원금·…국민, 정치에 뛰어들다
특검 꽃다발, 18원 후원금, 청문회 온라인 제보….

'최순실 사태' 이후 국민들의 정치 참여가 곳곳에서 돋보이고 있다. 온라인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나와 촛불·태극기를 들고 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인 국민들이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정치·사회적 뜻을 적극적으로 내비치는 것.



이들은 5만~10만원 안팎의 소액으로 지지정당을 후원하거나 꽃다발을 보내 감사인사를 한다. 욕설과 조롱의 의미가 담긴 '18원' 후원금을 보내며 반대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25일 17번째를 맞는다. 이를 반대하는 집회도 매주 열리고 있다.



◇특검에 꽃다발·화환 배달…적은 돈으로 정치적 관심 표출

최순실 사태 관련 조사를 위한 특검 출범 이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는 '힘내라'는 응원의 쪽지, 편지와 꽃다발이 수시로 전달된다. 지난 17일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꽃다발이 쏟아졌다.

쌀화환(꽃 대신 쌀포대를 쌓아올린 것) 뿐 아니라 떡, 홍삼 세트 등 먹거리도 배달된다. 이들 선물은 반송조치 된다.


이처럼 적은 돈으로 정치·사회적 문제에 뜻을 밝히는 시민들은 상당히 많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탁금(정당 후원금) 기부금 중 10만원 이하가 41억7794만원(4만5969건)으로 전체 99.6%를 차지한다.

이중 5만원 이하 기부금도 2억2197만원(6368건)으로 5.3%에 달한다. 나머지 기부금은 1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로 전체 금액은 41억9316만원(4만6041건)이다. 개인이 직접 의원·정당에 후원하는 기부금을 포함하면 규모는 훨씬 크다.

특검 꽃다발·18원 후원금·…국민, 정치에 뛰어들다
◇'18원 후원금' 논란…"다양한 정치참여 시스템 갖춰야"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서도 달라진 정치 참여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국민들은 청문회를 지켜보며 온라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직접 제보를 하는 열성을 보였다. 하지만 1원이나 18원을 후원하면서 세금계산서 발급이나 환불을 요구해 의원실을 골탕먹이는 경우도 있다.

청문회에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사전 공모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이른바 '18원 후원금'과 문자폭탄으로 특위 위원과 여당 간사직을 내려놓고 물러났다. 18원 후원금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로 확산됐고 이후 개헌 등 정치적 사안에 따라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쓰였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정치·사회 문제 참여 확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를 정착시키려면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칫 시스템 부재로 인한 무분별한 비난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촛불집회 뿐 아니라 이 같이 적극적인 관심과 정치참여는 우리 사회에 긍정적"이라며 "고비용과 대규모 조직으로 움직이는 기존 시스템을 바꾸려면 다양한 정치참여를 보장해야 하고 무분별한 비난·비방을 거를 수 있는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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