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야 제맛" 계절 잊은 아이스크림, 겨울 매출 껑충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2.2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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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인식 속 '여름 성수기' 개념 사라져…복합쇼핑몰 '겨울 몰링족' 증가도 영향

#옛날 할머니 댁에서 맛본 뜨끈한 구들장 위 아이스크림은 독특한 풍미를 냈다. 엉덩이는 뜨거워 데일 지경인데 입 속은 호호 한기를 내품었다. 머리가 '찡'하고 아픈 것마저 매력적이었다. 오늘날 '단짠(단맛+짠맛)'처럼 상반되는 두 조합이 만든 이색적인 맛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아이스크림은 겨울이 제철"이라는 구전은 이때 생긴 것일지 모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백미당 아이스크림, 백미당 로고,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매장(왼쪽부터 시계방향) 백미당 아이스크림, 백미당 로고,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매장


겨울철 아이스크림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디저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아이스크림을 여름 시즌 상품이 아닌, 사계절 디저트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전국 곳곳에 들어선 대규모 복합몰 때문에 겨울철 따뜻한 '몰링(Malling)'을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27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겨울철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최근 부쩍 늘어난 것이다. 실제 기온이 떨어진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두달 간 아이스크림 매출은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지난해 10~11월보다 6.4% 높았다.



편의점 CU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대비 22.7% 성장했다. 12월~1월 매출도 가을철(10~11월) 대비 7.6% 확대됐다.

아이스크림의 겨울 매출이 늘어난 것은 디저트 문화 발달 때문이다. 식후 티타임 문화가 정착됐지만 커피나 케이크는 지나치게 배부르다고 느낀 사람들이 가벼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찾기 시작했다.



매일유업 (8,070원 ▼10 -0.12%) 폴 바셋의 우유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고디바의 초콜릿 아이스크림, 홍대 티라미수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517,000원 ▲1,000 +0.19%) 백미당의 우유·두유 아이스크림 등이 디저트로 사랑받는 대표적인 예다. 실제 백미당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지난 6~7월 월평균 30만개에서 최근 월평균 40만개로 확대됐다. 아이스크림 디저트의 원조격인 배스킨라빈스 역시 12월 매출이 최대 성수기인 6~8월 매출과 비슷하다.

이에 식품업체들도 겨울을 타깃으로 한 아이스크림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GS25 인절미 아이스, 롯데제과 칙촉 샌드아이스왼쪽부터 GS25 인절미 아이스, 롯데제과 칙촉 샌드아이스
롯데제과 (27,700원 0.00%)는 지난달 초콜릿칩 쿠키인 '칙촉'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한 '칙촉 샌드아이스'를 새롭게 출시했고 GS25는 지난해 10월 '유어스 인절미 아이스'를 선보였다. 유어스 인절미 아이스는 GS25의 1월 아이스크림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다. 하겐다즈가 지난해 12월 겨울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캐러멜&모찌바이트'는 4개월분이 2개월도 안돼 품절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의 제철은 누가봐도 여름이었는데 요즘 디저트라는 개념이 자리잡으면서 연중 상시제품이 됐다"며 "디저트 시장이 커지고, 겨울철 따뜻하게 활동할 수 있는 복합몰들이 늘어난 만큼 아이스크림 겨울 매출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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