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브라질 채권, 환율 '리듬' 잘타야 삼바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7.02.2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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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레이더]연 10%대 높은 기대수익률, 이자소득세 비과세 '매력적'

달아오르는 브라질 채권, 환율 '리듬' 잘타야 삼바


직장인 금(金)사랑씨는 3000만원 정도의 브라질 국채 투자를 놓고 고민 중이다. 브라질 국채가 비과세 고수익 상품이라는 게 끌리지만 불과 2년 전 원/헤알 환율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등 리스크가 적지 않아서다.

그는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금융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브라질 국채의 기대수익이 이례적으로 높아 끌린다"면서도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게 리스크가 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채권이 고수익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브라질 채권(국채)이 대표적이다. 특히, 브라질 국채는 기대수익률이 연 10% 수준인데다 해외채권 중 유일하게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까지 가능해 화제다.

◇4개 증권사, 올 들어 브라질 채권 5500억 판매=올 들어 브라질채권 판매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신흥국 채권 중 판매액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다.



올 들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4개 대형 증권사의 브라질채권 판매액은 55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증권사가 지난해 판매한 브라질채권은 약 7500억원 어치. 올 들어 2달도 안 돼 지난해 전체 판매액의 70% 이상을 판매한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헤알 환율 상승 여파로 판매가 불붙고 있다. 최용우 NH투자증권 채권상품부장은 "하반기부터 판매가 늘면서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하루 평균 50~60억원 가량 판매하고 있다"며 "신흥국 가운데서도 브라질 채권을 문의하는 고객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최소 가입액은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1000만원~2000만원 정도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브라질 채권은 대부분 국채다.

◇수익률 10% 수준…비과세가 최대 장점=브라질 국채 등 신흥국 해외채권이 관심을 끄는 건 무엇보다 고수익 상품이기 때문이다. 원/헤알 환율이 안정세 인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의 기대수익률은 연 10% 수준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외채권은 매수, 매도 시점의 환율과 채권가격이 모두 달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해외채권 투자수익률은 각각 환차익과 채권가격, 이자(표면금리)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원/헤알 환율이 상승할 때 브라질채권에 투자했다면 이보다 휠씬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실례로 지난해 9월30일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를 원/헤알 환율 340.2원과 채권가격 968.5헤알, 표면금리 5.62%로 매수해 지난 17일 환율 371.4원, 가격 986.01헤알에 매도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투자수익률은 원/헤알 환율과 채권가격 상승분 각각 31.2원(9.17%), 17.51헤알(1.81%)에 표면금리를 더해 16.6%다.

게다가 브라질채권은 2013년 토빈세(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를 폐지해 이자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해외채권 이자소득세는 해당 국가의 토빈세에 따라 부과되는데, 당분간 토빈세가 다시 부활 될 가능성이 낮다.

◇환율, 채권가격 변동성 따져봐야=다만 브라질채권은 신흥국 채권 매매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환율과 채권가격 변동성을 분석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투자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저금리, 저성장 속에 당장은 수익률이 높지만 브라질의 불안한 경제상황과 정치, 제도 불투명성 등으로 환율과 채권가격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원/헤알 환율이 2011년 600원대에서 2015년 하반기 300원대 아래로 반 토막 이상 급락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정의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브라질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미 국채는 기준 금리 인하가 상당부문 반영됐다"며 "이 때문에 가격 급등(금리 급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원/헤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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