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임박, 사활건 총력전…심상찮은 태극기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7.02.1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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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3월초까지 역량 총집중…탄핵반대측, '국민저항권' 선언 '비평화투쟁' 시사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범국민행동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고 특검 연장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범국민행동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고 특검 연장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인용과 기각이라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가 임박하면서 양측의 집회 열기는 들끓는다.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소위 태극기 집회 쪽에서는 '국민저항권'을 거론하는 등 격렬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헌재가 탄핵안 인용을 선고한다면 승복하지 않겠다는 의미여서 진통이 불가피하다.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과 대한문 일대에서 각각 열린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에는 올 들어 최대 규모 인파가 모였다.

탄핵 정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양측 집회 참가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16차 촛불집회에 서울 80만명, 지방 4만4860명(연인원 포함)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최대 규모이자 2주 전 14차 촛불집회 최종 집계 인원(42만5000명)의 2배 수준이다.

촛불집회 측은 신속한 탄핵과 특별검사(특검) 연장을 기조로 내걸었다. 다음 주말인 25일과 이어지는 3월1일(삼일절) 등에 연이어 최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탄핵심판 결정이 예상되는 3월13일 이전까지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반대편에서는 탄핵 기각에 사활을 걸었다. 탄핵 반대집회 주최 측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사즉생'(死則生·죽고자 하면 산다) 각오를 밝혔다.


탄기국도 총력 결집을 예고했다. 18일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과 대한문 일대 등을 가득 채웠고 이어지는 주말과 3월 1일 집회 등에서도 세를 더 불리겠다는 계획이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 25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극단적 의사표현이나 폭력사태도 우려된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이날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그동안 평화적 방법을 고수했지만, 이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국가전복, 국가반란을 꾀하는 어둠의 세력들과 직간접적으로 협조하는 동조세력을 반드시 분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것을 선포, 국민저항본부를 발족한다"고도 말했다. 헌재에서 탄핵안이 인용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보수단체 측이 비평화적 투쟁 방식을 들고 나올 경우 혼란은 커질 수 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과 대한문 일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과 대한문 일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다행히 아직 대규모 폭력사태는 없지만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은 끊이지 않는다.

18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교통경찰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공무집행방해)로 5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A씨는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앞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태극기 봉과 주먹으로 해당 경찰의 머리를 가격한 혐의다.

2주 전 14차 촛불집회에서는 탄핵에 반대하는 50대 남성이 촛불집회 행진에 참가한 18세 여학생 2명 등 시위대 3명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같은 날 도로 정체에 불만을 품은 50대 차량 운전자도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1명과 경찰관 2명에게 찰과상을 입힌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주 15차 촛불집회에서는 탄핵반대 태극기 시위를 취재하는 모 방송사 기자 등이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태극기 봉 등으로 구타당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사이에 마찰을 예방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기물 파손과 폭력 등 불법행위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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