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 구속돼도 주가 오른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7.02.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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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사례 살펴보니…2012년 이후 한화·SK·CJ 등 큰 영향 없어

그룹 총수 구속돼도 주가 오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보합세에 가까운 흐름으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17일 삼성전자 (78,500원 ▲500 +0.64%)는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8000원(0.42%) 내린 주당 189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 전망도 단기 주가에는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측면이 반영될 수는 있어도 최대주주 구속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총수 구속은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였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2006년 4월 27일 검찰이 정몽구 현대차 (248,500원 ▼500 -0.20%)그룹 회장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다음날인 28일 구속이 발표되자 27일 주가는 전일 대비 3%(2600원) 내린 8만4400원을 기록했다.



구속이 결정된 28일 주가 역시 1.8%(1500원) 내린 8만2900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약세장을 이어갔다. 이후 법원이 정몽구 회장 보석 청구를 허용한 6월 28일(주당 7만8000원)까지 두 달간 내림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불확실성 해소를 되레 호재로 보거나 기업의 실적 등 본래 가치에 집중하는 투자기조가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2012년 8월 16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회사에 수천억 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을 당시에도 한화그룹 관련 주식의 주가변동은 없었다.


선고 당일 한화 (27,100원 ▼100 -0.37%) 주가는 전일 대비 2.6%(800원) 하락한 주당 3만100원이었으나 다음날에는 1.6%(500원) 오른 주당 3만500원을 기록하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날 한화케미칼은 0.4%(100원) 오른 주당 2만1950원, 한화투자증권은 1.7% 오른 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3년 1월 31일 회삿돈 63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을 당시에도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선고 당일 SK (161,600원 ▼400 -0.25%)는 전일대비 2.82%(5000원) 내린 17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SK컴즈는 전일대비 4.96%(390원) 하락한 7470원을 기록하며 하락폭이 컸지만 △SK텔레콤(-0.59%) △SK이노베이션(-0.58%) △SK C&C(-0.48%) △SK가스(-0.50%) 등은 0.5%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0.2%(50원) 오른 2만4400원에 장을 마쳤으며 다음날에는 0.8%(200원) 내린 주당 2만4200원을 기록했다. SK증권 역시 선고 당일에는 0.4%(5원) 오른 주당 1085원을 기록했다.

CJ그룹 역시 총수가 구속됐을 당시 CJ그룹주 주가는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2013년 7월 1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다음날인 2일 CJ (126,300원 ▼3,200 -2.47%)는 2.1%(2500원) 오른 11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계열사 중 △CJ오쇼핑(-0.3%) △CJ프레시웨이(-1%) 등은 소폭 하락했지만 △CJ CGV(0.0%) △CJ헬로비전(0.0%) 등은 주가에 변동이 없었으며 △CJ제일제당(5.9%) △CJ씨푸드(1.9%) △CJ E&M(2.4%)은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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