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희정을 지지하는 이유"/그래픽=이승현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진보에 대한 그의 정의였다. 그에게 ‘진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휴머니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안 지사는 저서 '안희정의 함께, 혁명'에서 "인류 역사에서 진보의 가치는 휴머니즘뿐이란 것을 깨달았다"며 "인간에 대한 사랑이 모든 진보주의자들과 혁명가들의 영원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썼다. 진보의 가치를 휴머니즘이라고 말하는 안 지사를 보면서 다른 야당 정치인들과는 다른,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학을 느꼈다.
포퓰리즘적 정치인과 안 지사의 차이는 더 뚜렷하다. 안 지사는 '충청대망론'의 열망을 받는 충청 지역 정치인이면서도 지역주의 혜택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는 "충청대망론이라는 것은 새로운 통합과 미래를 향한 지도자를 너무 지역에 가둬놓는 어법"이라면서 충청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한다. 젊은 정치인이 지역주의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뛰어넘겠다고 선언한 용기는 크게 평가할 만하다.
또 안 지사에게 기대되는 것은 경제 모델의 패러다임 변화다. 그는 국가가 경제 성장을 주도해나가는 '박정희식 경제모델'을 벗어나 시장과 민간 부문의 자율성을 키우는 경제모델을 강조한다. 박정희 대통령 이래 역대 모든 정부에서 정부 주도의 패러다임을 끊지 못했다. 그 결과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았음에도 정부의 규제 때문에 기업도, 개인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보수정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규제에 의한 정부 개입은 더욱 심화됐다. 다음 정부에서 이 같은 규제들을 걷어내고 정부 대신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 모델을 만들어내면 우리나라가 충분히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안 지사가 비록 경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비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경제를 바라보는 지도자의 철학과 소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