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기싸움' 본격화...北 미사일 도발 의도는?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7.02.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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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정일 생일 앞두고 '축포'...美 '압박용 저강도 도발 카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의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2016년 6월 6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의 뇌성으로 장엄한 서막을 열어제낀 역사적인 올해에 다계단으로 일어난 핵무력 강화의 기적적 성과들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노동신문 자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의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2016년 6월 6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의 뇌성으로 장엄한 서막을 열어제낀 역사적인 올해에 다계단으로 일어난 핵무력 강화의 기적적 성과들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노동신문 자료


북한이 미국의 트럼프 신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미 간 '기싸움'이 본격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 선제타격론 등 강경정책에 자중하던 북한이 이번 도발을 계기로 핵·미사일을 둘러싼 미국과의 '신경전'을 시작한 셈이다. 다만 북한이 우리 군 당국의 전망과 달리 무수단급 미사일이 아닌 그보다 낮은 단계의 노동급 미사일을 쏜 의도를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정일 생일 앞둔 '축포'‧3월 한미 연합훈련 '견제포' = 군 당국은 애초 김정일 75주년 생일(2월16일) 전후로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체제 결속 차원에서 이른바 '도발 이벤트'를 감행했고 다가오는 3월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에 앞서 매년 어떤 식으로든 도발을 해온 북한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이날 미사일 도발에 대해 김정은의 리더십 회복과 체제 결속의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제3차 핵실험 제4주년을 기념하면서 2월 16일 김정일의 제75회 생일을 앞두고 '축포'로 활용하기 위한 국내정치적 의도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전략자산이 총출동할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 전에 미사일을 먼저 발사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北, 미일 정상회담 시기 겨냥 대응?…'탐색전' 차원 저강도 도발 = 미일 정상회담 일정이 진행되는 시점을 택해 북한의 존재를 각인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0일 만남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양국의 공조를 강조한데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 이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긴급 성명을 내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주의를 끄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미일정상회담보다 북한의 국내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이번 미사일 발사로 미일 간의 미사일방어체계(MD)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 기싸움을 시작하면서 ‘노동급’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의아한 대목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와 무수단급 미사일 실험 일부 성공이라는 단계에서 갑자기 급을 낮춰 노동급 미사일을 쏜다는 것이 맥락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사 후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는데 혹시 (북한이) 안하면 ICBM급이나 무수단을 이용한 시험 발사가 생각만큼 좋은 결과가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도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이는 아직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CBM 시험 발사는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ICBM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안에 반드시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미국의 신행정부를 향한 탐색전 차원에서 노동급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또 북한이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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