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화 중소기업중앙회 인사부장
2008년 첫째 아이를 낳고 사내 1호 육아휴직을 냈던 과장은 1년 뒤 무사히(?)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둘째를 낳고도 당당히 육아휴직을 썼다. 그녀의 용기 덕분에 사내에서 육아휴직은 눈치 안보고 쓸 수 있는 문화로 자리했다. 350만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첫 여성 인사부서장 박미화 부장의 이야기다.
2000년 중기중앙회에 입사한 박 부장은 어느새 17년차 '왕고참' 선배가 됐다. 중기중앙회에 3급 이상 여직원은 박 부장을 포함해 단 세 명뿐이다. 중기중앙회가 정규직 공채 여직원을 뽑기 시작한 것이 1998년부터여서다.
특히 박 부장은 지난해 6월 여직원으로는 처음으로 인사부장에 오르면서 화제가 됐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유리천장이 얇아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기업 내 '인사부장' 직책은 남성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 인사다.
박 부장은 인사부장으로 옮긴 지 5개월만인 지난 1월 첫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중기중앙회는 본사 내 8개 본부를 비롯해 전국 13개 지역본부, 4개 해외지사까지 갖춘 큰 조직이다. 그만큼 챙겨야 할 것들도 많고, 이해관계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박 부장은 오랜 기간 고심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생각했지만 인사 후 ‘뒷말’은 없지 않았다.
박 부장이 올해 업무 화두로 '소통'을 꺼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 부장은 "인사 결과는 부서가 좋으냐 아니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개인 평가의 함축적인 결과로 받아들인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며 "인사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을 하고 이해하는 인사부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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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인사부장의 등장 후 중기중앙회의 조직문화에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남성 중 육아휴직을 내는 사례도 올해 처음 나왔다. 박 부장은 "인위적으로 여직원을 위한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는 조직문화에 자연스레 양성평등이 스며들도록 하고 싶다"며 "앞으로 여직원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팀·본부·회사 차원에서 함께 지내는 방법을 터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