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난 빼달라' 위증 회유… "'무서운 이야기'도 들어"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김종훈 기자 2017.02.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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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 "무서운 이야기 뭐냐" 질문에 "마음 불편해" 증언 거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포레카 강탈 시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차은택씨(48·구속기소)의 측근이 차씨로부터 위증을 해달라는 회유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차씨 측근인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씨 등의 4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이사는 법정에서 지난해 10월쯤 차씨가 전화로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포레카 건은 당신과 김홍탁 둘이서만 꾸민 일이라고 얘기하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이때는 차씨가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영향력으로 '문화계 황태자' 자리에 올랐으며, 미르재단을 쥐락펴락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시기였다. 차씨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김홍탁이 부탁해 개입한 걸로 (증언하라고) 설득해달라"는 부탁도 했다고 한다. 송 전 원장은 "'묻어버려라'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포레카를 인수하려 한 컴투게더 대표 한상규씨를 협박한 혐의로 차씨와 함께 재판 중이다.

당시 차씨는 본인 회사 직원을 통해 김 전 이사에게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이사는 "차씨가 직접 연락하지 않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저도 차씨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데 그 번호로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후 김 전 이사는 김 대표를 만나 차씨가 회유하려 했다고 전했고, 두 사람은 검찰에 소환되면 사실대로 진술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날 법정에서 김 전 이사는 포레카 지분 인수가 틀어지자 차씨로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진술했다. 김 전 이사는 2015년 6월 차씨로부터 "내일 당장 한 대표를 만나라. 어르신이 불편해하신다. 한상규 10%, 모스코스 90%이다"라는 지시를 받고 내용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한씨가 이를 거부하자 차씨는 김 전 이사에게 수차례 전화해 "네가 수습해라. 재단에서 널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고 압력을 넣었다고 한다.

김 전 이사는 "'처음엔 재단에서 저를 안 좋게 본다'고 했고, '뒤로 빠지라'고 해서 저도 빠지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 이후 (차씨가) 저를 다시 불러서 '재단에서 굉장히 너에 대해 안 좋게 본다. 딜이 다 어그러지게 됐다. 다시 원점으로 돌려놔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 측에서 "그때 차씨가 재단과 국가정보원, 검찰을 언급하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을 했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김 전 이사는 "조금 무서울 수 있는 얘기들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이사는 "마음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증언은 거부했다.

검찰은 차씨가 최씨 영향력을 등에 업고 신생회사 모스코스를 앞세워 포레카 지분을 빼앗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씨 등은 포레카를 인수하기 위해 투자처를 찾던 한씨에게 접근, 모스코스와 컴투게더가 갖게 될 포레카 지분 비율을 9대 1로 나누자고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씨 등은 "최씨 지시대로 포레카를 공동으로 인수하기 위해 협상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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