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反이민정책 비난여론, IT업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대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7.01.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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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정보기술(IT) 업계를 넘어 산업 전반에 퍼지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드자동차와 코카콜라, 골드만삭스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비난이 (IT로 상징되는) 실리콘밸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마크 필즈 포드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낸 성명에서 7개 무슬림 국가 국민들의 미국 여행 제한 조치가 자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반한다며 비판했다.



필즈 CEO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게 포드자동차의 핵심 가치이고 우리 회사의 다양성은 우리의 자랑거리"라며 "이것이 우리가 그(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친(親)기업적인 트럼프 행정부를 치켜세우던 포드 내부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터키계 미국인인 무타르 켄트 코카콜라 CEO도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여행 금지를 포함, 우리의 핵심 가치와 신념에 반대되는 어떤 정책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융계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음성 메일에서 "우리가 지원하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시티그룹 역시 "이번 행정명령이 우리의 대(對)고객 역량을 해치고 성장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 세계 최대 규모 금융사로서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미 IT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와 이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90일간 일시 금지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발끈했다.

기업을 이끄는 수장부터 이민자 출신이 많은 데다 현재 고용하고 있는 직원 중에도 이민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순다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모두 인도 출신이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이민자 가정의 후손이다.

일각에선 이민자 채용에 대한 역풍도 불고있다. 향후 5년간 난민 1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스타벅스의 경우 일부 고객들이 보이콧에 나섰다. 이들은 "미국 시민이 아닌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은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라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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