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오른 '박스피' 돌파, 활로는 '배당'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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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앞당기려면]실적과 함께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 뒷받침돼야

기대감 오른 '박스피' 돌파, 활로는 '배당'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만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 박스권 돌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가 답답한 박스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앞세운 '배당'이 활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배당을 늘리면서 주가에도 탄력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24일 보통주 1주당 2만7500원의 현금배당 결정 공시를 낸 다음날 주가가 3% 넘게 올랐다. 배당금 총액은 3조8500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1조원 가량 늘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총 4200억원 규모의 배당금 결정 공시를 냈다. 지난해 배당금총액은 3500억원 수준이었다.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100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지난해 4분기 호실적 소식과 함께 주가가 3.09%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배당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투자자 입장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현대차 (241,000원 ▼8,000 -3.21%)는 실적 우려 속에서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며 1주당 3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국전력 (21,250원 ▼100 -0.47%)은 아직 올해 배당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시가배당률을 6.2%로 대폭 높여 '고배당주' 명성을 날렸다.

이처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주가를 끌면서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6.65포인트(0.81%) 상승한 2083.59로 마감했다.

배당이 주목받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2015년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은 1.6%로 금리를 추월했다. 아직까지 주요국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배당성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수년간 박스권에 갇혀있던 코스피가 상승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당 확대 정책 자체가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배당 기대감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증가하고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또 실적 부진 등 주가 하락 요인이 발생했을 경우 높은 배당률이 주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도 증시엔 긍정적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삼성전자처럼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배당도 확대되는 방향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까지 배당수익률이 의미있게 오른 것은 아니지만 개선되는 방향성은 호재"라고 덧붙였다.

배당정책이 증시 부양을 일군 예로 대만이 있다. 대만은 당국이 나서 사내유보금 10%에 대해 과세를 매기는 정책을 펼치면서 2000년 이후 대부분 기업의 배당성향이 60%를 넘었다.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4.6%에 달한다. 배당기대감에 1999년 6000선에 머물던 대만 가권지수는 2000년 초 1만선을 돌파했다.

뤼잉쟝 대만 KGI증권사 센터장은 "대만 증시는 높은 배당수익률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당국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2000년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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