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전' 올릴 순 없잖아"…계란 없이 전 부쳐보니

머니투데이 이슈팀 박가영 기자 2017.01.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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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달걀값 고공행진에 카레·단호박 가루 등 대체 요리법 등장

사진 왼쪽은 달걀옷을 입힌 전. 오른쪽은 강황가루를 활용해 계란 없이 만든 전. / 사진=머니투데이사진 왼쪽은 달걀옷을 입힌 전. 오른쪽은 강황가루를 활용해 계란 없이 만든 전. / 사진=머니투데이


"'맨 전' 올릴 순 없잖아"…계란 없이 전 부쳐보니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 가격이 크게 올라 장 보는 발걸음이 더욱 무겁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5일 달걀 한 판(특란) 소비자가격은 8971원으로 집계됐다. 두 달 전(5340원)보다 약 68%가량 오른 가격이다.



지난 22일부터는 미국산 흰달걀도 국내 들어왔다. 미국산 달걀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당분간 AI 발생 이전 가격을 회복하긴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계란 없이 전 부치는 법’까지 등장했다. 달걀 대신 강황(카레)가루를 넣어 부치는 것. 이 방법으로 전을 부치면 달걀이 낼 수 있는 노란 빛깔을 대신 낼 수 있고, 채식주의자나 달걀 알러지가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전을 부치기 위해 국내산 계란과 미국산 계란, 강황가루 등을 준비했다. / 사진=머니투데이직접 전을 부치기 위해 국내산 계란과 미국산 계란, 강황가루 등을 준비했다. / 사진=머니투데이
기자는 실제 강황가루로 달걀옷 입힌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애호박전을 부쳐봤다. 달걀옷을 입힌 전과 맛을 비교하기 위해 국내산 달걀과 미국산 달걀도 동원됐다.

국내산 달걀은 갈색, 미국산 달걀은 흰색. 색깔이 달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계란을 깼을 때도 두 달걀의 차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미국산 달걀이 상대적으로 노른자가 크고 색깔이 옅었다. 다만 수송 기간이 길어 신선도가 떨어진 것인지 미국산 달걀의 노른자가 더 쉽게 풀어졌다.

달걀 대신 강황가루를 이용해 전을 부치는 방법은 간단했다. 부침가루에 소량의 강황가루와 물을 섞어 적당한 점도로 반죽을 만든 뒤 달걀물 대신 입혀 부치면 된다. 달걀물을 입힌 전보다 조금 두껍게 부쳐지긴 했지만 달걀 없이도 노릇노릇 그럴싸한 색이 나왔다.




맛은 어떨까. 세 가지 방법의 애호박전을 모두 완성한 후 시식해보니 국내산 달걀과 미국산 달걀로 부친 전은 큰 차이가 없었다. 조리하기 전에는 계란 노른자의 크기나 색의 차이가 뚜렷했으나 완성된 전으로는 두 가지를 가려내기 어려웠다. 맛도 상당히 비슷했다.

달걀 대신 강황가루를 이용해 만든 전은 맛이 확실히 달랐다. 달걀옷을 입힌 전보다 색깔이 밝고 부침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훨씬 바삭했다. 강황가루 특유의 향이 나긴 했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강황가루 외에도 단호박 가루, 고추장, 다진 부추 등을 활용해 같은 방법으로 전을 부칠 수 있다.

미국산 달걀의 신선도가 걱정되거나 국내산 달걀값이 부담될 때 달걀 대체 요리법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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