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필이 恨 풀었다"…20년 참았던 '어머니의 눈물'

뉴스1 제공 2017.01.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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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 피해자 어머니 "에드워드 리도 벌 받아야"
재판서 담담한 표정…법원 건물 나와 끝내 눈물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故 조중필 씨 어머니 이복수 여사가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범행 20년 만에 유죄 확정판결이 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7.1.2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故 조중필 씨 어머니 이복수 여사가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범행 20년 만에 유죄 확정판결이 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7.1.2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중필이 한을 풀었다. 맘이 홀가분하다."

'이태원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20년 만에 아더 존 패터슨(38)이 '진범'이라고 대법원이 25일 최종 결론을 내렸다.

패터슨의 형이 확정된 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피해자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씨는 "언론이 힘써주고 감독이 영화를 만들어 진범을 데려와서 밝혔다"며 "진짜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인터뷰하는 도중 종종 눈시울을 붉히거나 울먹거렸다. 그러나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소회를 밝혔다.

이 씨는 "20년 전에 (범인이) 무죄판결을 받을 때는 앞이 캄캄했는데 20년 후에 진범이 밝혀져서 좀 맘이 편하다"며 "아들은 죽었는데 살인범이 없어서 진범을 밝혔으면 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에 있는 우리 중필이가 한을 풀었다"며 "(아들이) 이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죽었는데 다음 생에는 우리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가족도 한을 풀었다"며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망갔을 때는 검찰에 아무리 탄원서를 내도 '소재파악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는데 영화·언론 등에 의해 20년 후 판결이 났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이 씨는 "우리 마음으로는 사형을 주고 싶은데 미성년자 때 저지른 것이라 20년밖에 못 준다고 했다"며 "그거라도 위안을 삼아야지 어떡하겠냐"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패터슨과 함께 공범으로 인정됐지만 일사부재리 원칙에 의해 처벌할 수 없게 된 에드워드 리에 대해서는 "벌을 받았으면 좋겠는데…"라며 "법이 좀 바뀌어서 다시 판결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씨는 검찰에 대해서도 "(처음에) 검찰이 너무 성의가 없어서 검찰이 제일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담당 검사인) 박철완 검사님이 너무 성의 있게 잘해줬다"고 밝혔다.

이날 아내와 함께 온 조씨의 아버지 역시 "흐뭇하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 씨는 이날 오전 재판에 두 손을 모으고 차분히 앉아 패터슨의 운명이 결정되는 재판석을 바라봤다. 이 씨는 입을 꼭 다물고 담담하면서도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패터슨의 형이 확정된 후 이 씨의 표정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20년 동안의 한 많은 세월이 생각난듯,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내 이씨는 절뚝거리며 천천히 재판정을 빠져나왔고 기자들과 만나 끝내 눈시울을 붉히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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