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도 中관광객 되레 늘어…쫄지않고 홍보할 것”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7.01.2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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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2017년 핵심사업 발표’…"올해 1800만명 외래 관광객 유치"

"사드에도 中관광객 되레 늘어…쫄지않고 홍보할 것”


“사드 배치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건 아닙니다. 중국의 2선, 3선 도시들은 1선의 도시와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어요. 정치 문제에 따라 움직이는 한한령(限韓令)과 크게 관계없다는 뜻입니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23일 ‘2017년 8대 핵심사업’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영향에 쫄지 말고 당당하게 (중국을 향해) 마케팅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외래관광객 목표를 1800만 명으로 잡고 2000만 명 관광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전년 대비 30%(400만 명) 증가한 1724명이었다. 400만 명 증가한 관광객 가운데 50%인 200만 명이 중국 관광객이다. 지난해 7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난 이후 중국 관광객 유입 현황을 보면 비수기로 평가받는 10월 2015년 대비 4.8%, 11월 1.8%, 12월 15% 각각 증가했다.

“중국 관광객 구성비를 구분해보니, 단체 관광객이 비수기인 10월로 접어들면서 줄어들고, 개인관광객(FIT)이 늘었어요. 전체적으로 관광객이 전년도에 비해 늘었다는 건 사드 배치 등 정치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2선, 3선 지자체 이해관계가 중앙 정부의 규제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특히 밀레니얼(1980년 이후 출생) 세대가 중심이 된 FIT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어요.”



단체에서 개인으로 변화가 또렷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정 사장은 ‘맞춤형 서비스’와 ‘질적 성장’에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감한 홍보’를 위해 우리도 ‘특별한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래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서울, 부산, 제주 이외의 상품을 내놓으라고 말해요. 결국 인프라가 중요한 셈이죠. 항만이나 공항의 탄탄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른 지역에 쉽게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 쇼핑에 국한하지 않고 질적인 만족도를 제고하는 콘텐츠 인프라가 중요해진 이유예요.”

정 사장은 ‘2000만 명 외래 관광객’ 유치는 결국 국내 관광 활성화를 고려하지 않고선 이뤄낼 수 없는 숙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휴가 문화 개선 및 관광 인프라 확충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관광 시장이 대폭 확대돼야, 외래관광객 유치시장도 커집니다. 휴가문화 캠페인 통해 국내여행을 활성화하고, 편리한 여행 환경 조성해서 국내 여행 소비지출도 28조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방한 시장 다변화를 위해 다시 관심을 쏟는 곳이 일본과 동남아(무슬림) 시장이다. 일본은 2012년까지 350만 명이 다녀간 최고의 외래 관광객이었지만, 지금은 183만 명(2015년)까지 줄어든 ‘외면 고객’으로 전락했다. 무슬림은 현재 가장 ‘핫’한 외래 관광객으로 시장 확대의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 관광객 수는 이제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는 분위기로 보고 있어 수학여행 시장부터 새롭게 준비하고 있어요. 우리 관광 시장의 메인인 중국과 일본은 어떤 정치적 영향에도 그간 꾸준히 방한했다는 점에서 한국은 무시할 수 없는 관광시장인 것만은 틀림이 없어요. 정치적 분위기와 상관없이 우리가 당당하고 자신있게 유치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정 사장은 무슬림의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 40억 원에 그친 마케팅 비용을 100억 원으로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정 사장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선이나 프로모션 정도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것은 결국 유리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근본적인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고민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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