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발화원인 어떻게 찾았나…모든 가설 두고 700명 매달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이하늘 기자 2017.01.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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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규모 재현 테스트로 발화원인 규명… 외부기관도 같은 결론

'갤노트7' 발화원인 어떻게 찾았나…모든 가설 두고 700명 매달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가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단종 결정 이후 발화 원인 파악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했다. 자체 조사와 외부 전문기관 분석을 거쳐 배터리 불량을 밝혀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 아니라 각각의 검증단계, 제조·물류·보관 등 모든 공정에 대한 총체적으로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발화 원인 규명을 위해 대규모 재현 테스트 설비를 구축하고, 갤노트7 20만대와 배터리 3만개를 대상으로 충·방전 시험을 실시했다. 이와 별도로 UL, 엑스포넌트, TÜV 라인란드 등 해외 전문기관들에 분석 및 검증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발화 이후 제기된 다양한 가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면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 투입된 인력은 700여명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충·방전 시험에서 '갤럭시노트7' 백커버(뒤판)를 제거한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의 대규모 충·방전 시험에서 '갤럭시노트7' 백커버(뒤판)를 제거한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제공=삼성전자
유·무선 고속충전 사례별 변화를 살펴보고 방수·방진 기능이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스마트폰 백커버(뒤판)를 장착하지 않거나 걸쳐놓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홍채 인식 사용시 전류량 변화를 점검하고 USB 단자에 4000V 이상 정전기를 흘려보내는 등 다양한 방식의 하드웨어 테스트를 실시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기본 탑재 앱과 서드파티 앱들의 과다한 소모 전류 발생, 소프트웨어 오작동에 따른 과전류 현상 등 사례를 조사했다.



이같은 총체적인 조사 결과 배터리가 아닌 갤노트7 본체에서 발화를 유발하는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다. 원래 제품과 발화 원인으로 꼽힌 요소들을 제거한 제품과 비교했을 때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배터리에 대한 정밀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A사(삼성SDI)와 B사(ATL) 배터리에서 서로 다른 발화 원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배터리는 갤노트7 본체와 조립하기 전 입고 당시부터 불량 상태였다. 삼성SDI 배터리는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서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으로 배터리 내부 단락이 발생했다. ATL 배터리는 비정상 융착돌기, 절연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을 발생시키는 문제가 드러났다. 불량 발생률은 삼성SDI 0.025%, ATL 0.023%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독립적으로 기술적 분석을 진행한 UL과 엑스포넌트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글로벌 검인증기관 TÜV 라인란드는 배터리 물류 과정과 스마트폰 조립공정 운영상 배터리 물류 시스템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결과 "배터리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갤노트7' 발화원인 어떻게 찾았나…모든 가설 두고 700명 매달려
삼성전자는 자체 및 외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갤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내렸다. 아울러 8단계 배터리 안전성 검사, 부품전문팀 구성, 외부 전문가 자문단 구성, 소프트웨어 보호 알고리즘 강화 등 대책을 내놨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모든 임직원이 주말 없이 때로는 밤을 새워가면서 함께 노력했다"며 "겸손한 자세로 전문가, 서드파티와 함께 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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