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한파 녹인 이재명 공장 출마선언식…"코흘리개 일꾼이 3위 대선주자 됐다"

머니투데이 성남(경기)=이재원 정영일 기자 2017.01.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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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老母 끌어안는 퍼포먼스도…지지자들은 자발적 SNS 생중계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오리엔트시계 사옥 앞에서 가진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두팔을 들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오리엔트시계 사옥 앞에서 가진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두팔을 들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느닷없이 들이닥친 한파에도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장은 열기가 넘쳤다. 이 시장은 23일 자신이 10대 시절 '소년공'으로 근무했던 경기 성남 오리엔트전자 야외마당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첫 노동자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의 포부가 그대로 묻어난 행보였다.

이 시장은 약속했던 오전 11시가 되자 공장 정문을 통해 입장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제1조를 가사로 한 노래가 배경에 흘렀다. 이 시장을 둘러싼 지지자들은 "이재명, 화이팅, 대통령"을 연호하며 이 시장을 응원했다.



이 시장은 무대에 오르기 전 어머니를 끌어안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당초 무대 위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휠체어를 탄 이 시장 어머니의 거동이 불편해 무대 아래서 이 시장이 휠체어를 탄 어머니와 포옹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 퍼포먼스에는 이 시장의 어머니는 물론 이 시장의 아내, 두 아들, 누나, 형, 남동생 등이 함께 자리했다.

이날 이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비전과 공약 외에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도 전했다. 이 시장은 "어머니는 고된 밭일만으로 자식을 먹여살리기 어려워 약장사에 밀주까지 팔면서 부엌 구석에서 흐느끼셨다"면서 과거사를 말하며 목이 메여 연설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공장에서 코흘리면서 일하던 꼬맹이가 대선 선호도 3위 올랐다. 그것만 해도 영광이지만 저를 둘러싼 사람들 모두가 사회적 약자였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흔들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오리엔트시계 사옥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오리엔트시계 사옥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연설이 끝난 뒤 감정에 복받친 듯 또다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친 이 시장은 아내와 두 아들을 무대 위로 올려 지지자들에게 소개했다. 또 이 시장은 79년부터 81년까지 오리엔트정공에서 함께 근무해던 노동자들을 무대에 올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시장이 성남시에서 실시했던 '청년배당'의 혜택을 본 청년과 '무료산후조리원' 혜택을 본 주부 등도 연단에 올라 이 시장에 대한 지지를 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추산 약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이 시장의 출마 선언을 응원했다. 또 사회를 본 김영진 의원 외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제윤경, 정성호, 김기준 전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공장 직원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삼삼오오 모여 창문 밖으로 야외마당을 내다봤다. 이 회사에 근무중인 금모씨는 "현재는 생산시설은 이전하고 연구 시설만 남은 상태"라면서 "그래도 노동자로 일했던 분이 출마한다고 하니 가족같기도 해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손가락혁명군' 뱃지를 가슴에 붙인 이들은 선언식이 열리는 야외마당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손가락혁명군' 현수막을 붙였다. 손가락혁명군 현수막 옆으로는 이 시장이 지게에 짐을 지고 나르는 캐리커처에 '국민머슴'이라고 적힌 현수막, '억강부약'(抑强扶弱·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다)이라고 적힌 현수막 등이 나란이 나붙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로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인기를 끈 이 시장 답게 지지자들도 SNS를 통한 선언식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이용한 SNS 생중계로 선언식 실황을 중계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20대 안모씨는 "평일 오전이라 출정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실시간 중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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