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미국산 계란 첫 판매…"하얀 계란 사러왔어요~"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7.01.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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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롯데마트 미국산 '하얀 계란' 대형마트 업계 첫 판매…고객 반응 '긍정적'

대형마트 미국산 계란 첫 판매…"하얀 계란 사러왔어요~"


"비행기 타고 왔는데 신선하겄쥬. 가격도 저렴해요."

23일 오전 11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하얀 계란'을 담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소에 보기 힘든 '하얀 계란'은 AI(조류인플루엔자)로 급등한 계란값을 진정시키고자 롯데마트가 이날부터 전 매장에 판매 개시한 미국산 계란이다.

이날 '하얀 계란' 30알 한판을 구매한 주부 양현녀씨(76)는 "궁금해서 한 판 사먹어 보는 것"이라며 "신선한게 맞는지는 직원에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다수 고객들은 '낯선 색깔'에 다소 의아해 하면서도 잇따라 구매를 결정했다. 신선도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검사를 하고 들여온 만큼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박재웅씨(71)는 "아내가 하얀 계란을 한 번 사와보라고 했다"며 "궁금하니까 한 번 먹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편으로 날아왔는데 신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 가격이 국내산 대비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 가격 대비 만족한다는 입장이었다.

문배동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씨(63)는 "설 음식 등에 쓸 계란을 미리 사러 왔다"며 "동네에서 계란 한판에 1만2000~3000원까지 판매하는데 그에 비하면 가격이 훨씬 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미국산 계란 첫 판매…"하얀 계란 사러왔어요~"
매장 내에는 국산 계란과 수입 계란의 껍질에 표시사항이 다르다는 안내 문구도 설치돼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도 '원산지 둔갑'이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안창근 원산지관리과장은 "국내산 노란 계란에는 껍질에 생산지역 및 생산자가 표시되는데 하얀 계란은 표시되는 것이 없다"며 "품종 차이로 색깔 차이가 있는데 국내 고객반응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대형마트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산 수입란 '하얀 계란'(특란) 물량 총 150만개(총 100톤)를 전국 114개 점포에서 재고 소진시까지 판매한다. 30알(특란) 1판에 가격은 8490원. 설 전 계란값 인상을 막고 기존 계란을 납품해온 거래선이 물량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을 돕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을 결정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AI여파가 본격화한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4~5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해왔다. 이마트에서는 5980원에 판매되던 계란 30알 한판 가격이 현재는 7580원까지 올랐다. 홈플러스 계란은 6080원에서 7990원으로 올랐고 '1인 2판' 구매 제한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수입계란 판매를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시중 계란 가격을 고려했을 때 수입산의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도입할 계획이 없다"며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도 없으며 시장 추이를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AI에 이은 '달걀 파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국산 달걀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시적으로 할당관세를 없애고 항공운송비도 지원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검사가 진행될 경우, 설 이전 총 684만개 수입계란이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롯데마트에 풀린 계란 150만개는 일반적으로 3~5일에 걸쳐 판매되는 물량으로, 마트 측은 향후 고객 반응을 살펴보고 계란 수급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조준혁 롯데마트 계란MD는 "설 대목 직전 계란값 급등 우려가 있어 대형마트가 나서 수입란을 판매하는 것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계란 수입 계획은 없으며 고객 반응을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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