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코미디인줄 알았는데 액션? 의외의 웰메이드 영화 '공조'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이슈팀 서한길 기자 2017.01.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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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가에 화끈한 대결이 펼쳐진다. 정우성+조인성의 케미가 폭발하는 '더 킹' 그리고 현빈+유해진이 나서는 '공조'다.

영화 '역린'에서 잘생긴 '왕'으로 나왔던 현빈은 이번에 잘생긴 '북한군'으로 출연한다. 영화 '럭키'에서 주연을 맡아 흥행을 거둔 유해진은 이번에는 남한 형사역을 맡아 2연속 흥행을 노린다.



공조는 '액션'과 '코믹'을 적절히 녹여낸 영화다. 자동차 추격신, 격투신 등은 여느 정통액션물 못지 않다. 거기에 김주혁, 현빈이 '북한군' 출신으로, 유해진이 '남한 형사' 역으로 나온다는 설정 자체에서 이미 공조는 코믹의 탈을 쓰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의 질의응답 시간에 한 기자는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의외로 괜찮았다"는 평가를 서두로 꺼냈다. 이에 제작진과 배우들이 웃음을 터트렸으나, 관객석에 앉아있던 취재진들은 격하게 공감했다. 유해진이 출연하는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정우성+조인성의 '더 킹'에 맞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공조'. 공조의 흥망 포인트를 짚어 보았다.



◇흥 포인트1: 액션과 코믹의 절묘한 조화

영화의 완성도는 표정이나 말로 재미를 주는 여느 코믹 영화와 질적으로 다르다. 시작부터 총격신이 압도적이다. 드라마 시작 부분에 '쓸데없는 고퀄신'을 선보였던 '도깨비'와 같은 방식인가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수준 높은 액션 장면은 영화 전반을 꿰뚫는다.


영화가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부터는 아예 웃음기를 쫙 빼고 액션과 감동에 '올인'했다. 자동차 밖으로 몸을 쑥 빼고 서로 총격을 가하는 현빈과 김주혁의 액션은 한때 할리우드에서 유행했던 액션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영화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도 "다이하드나 리썰웨폰 같은 과거 액션 영화를 많이 참조했다"며 "최근 트렌드처럼 빠르게만 전개되는 액션이 아니라 인물에 초점을 맞춘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흥 포인트2: 원빈=아저씨, 현빈=공조

북한군,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북한 특수경찰 역할을 맡은 현빈은 '잘생김'의 끝판 왕을 보여준다. 북한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도, 멋진 수트로 갈아 입은 모습도 일관되게 멋지다. 그의 모습은 시골 이장님 같은 푸근한 이미지의 남한 형사 유해진과 대비를 이루며 감탄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한다.

김성훈 감독은 영화 내에 "잘생겼다"는 표현을 꽤나 많이 넣어 두었다. 유해진도, 윤아도 현빈을 보며 "잘생겼다"고 칭찬한다.

공조 자체가 갖고 있는 코믹한 분위기 때문에 영화 '아저씨'의 원빈이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멋짐'은 아니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멋짐'을 현빈이 표현해냈다.



◇망 포인트1: 현빈에 치우친 인물설명

현빈의 '멋짐'을 강조하다 보니 다른 캐릭터에 대한 입체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임윤아(소녀시대 윤아)가 맡은 캐릭터는 그 극단을 보여준다. 현빈을 보자마자 반한 윤아는 몇 번 보지도 않은 사내가 자는 방에 들어가 옆에 눕는가 하면, 갑자기 "결혼하자"며 대시하기도 한다. 그 역할 외에는 다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아 보는 이가 민망할 정도다.

감독은 결말에서 유해진과 그의 가족애에 대해 다룬다. 이 결말을 위해서 영화 중후반부부터 양념을 치지만, 공감이 가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는 '가족애'를 실마리로 현빈과 유해진 사이에 '동지애'가 싹트지만, 관객의 반응은 "쟤네가 뭐 때문에 갑자기 친해졌지?"라는 의문으로 돌아온다.

배우 유해진, 현빈, 임윤아, 장영남, 김주혁, 김성훈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배우 유해진, 현빈, 임윤아, 장영남, 김주혁, 김성훈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망 포인트2: 액션+코믹=잘 된 영화(+신파=지루)

"결말이 2번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첫 번째 결말에서 조금은 허전해도 잘 만든 영화를 본 것 같다는 느낌이라면, 두 번째 결말은 '너무 갔는데?' 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첫 번째 결말을 보면서 들었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김성훈 감독이 무리를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조'는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영화다. 주말에 재밌는 오락 영화 한 편 보자고 생각한 관객들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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