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현대重 사장 "임단협 외면하면 인력조정 할 수밖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7.01.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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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측 '고용보장 약속' 안 거부…강 사장, "현명한 판단 기대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여러분이 임단협 해결을 외면한다면 주채권은행의 인력조정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131,500원 ▼1,200 -0.90%) 사장은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을 통해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용보장 약속과 임금 12만3000원 인상을 핵심으로 한 추가 교섭안을 노조가 거부한데 대해 수용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전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73차 임단협 교섭에서 연말까지 종업원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또 노조에 고통분담에 나서달라고 요구하며 올해 1년간 전 임직원은 기본급의 20%를 반납하되 구체적 반납 방법은 노사 협의 후 결정하자고 했다.



임금 부문에서는 고정연장수당 폐지에 따른 임금 조정 10만원과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포함한 12만3000원 인상을 내놨다. 노조가 요구한 9만6712원 인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앞서 제시한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230% 지급,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화합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안도 유지했다. 명절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 안을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입장과 맞지 않으며 제시안은 회사가 악용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 사장은 "감언이설로 현혹하려는 것도 아니고 일감 부족을 앞세워 고용불안을 조장하려는 것도 아니다"며 "그동안 수많은 시간을 들여 협의했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핑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시작한 임단협은 이날로 256일째가 됐다. 노조는 지난 11일에는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강 사장은 특히 주채권은행의 자구계획 실천 압박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사장은 "전일 KEB하나은행장이 전격적으로 계동사옥을 방문해 자구계획을 실천하라는 경고를 했다"며 "협조방문이었지만 사실상 일방적 통보였다"고 말했다.

노조가 임단협 해결을 외면할 경우 주채권은행의 인력조정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강 대표는 "제 뜻은 분명하고 단호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사장은 "합리적인 선택을 해 주시면 전 구성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선택이 현대중공업의 미래는 물론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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