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좋다" 물가 상승에 몰래 웃는 롯데푸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1.20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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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시장 성장세 가팔라…버터·식용유 가격 인상에 유지부문 수익성도 '방긋'

"더없이 좋다" 물가 상승에 몰래 웃는 롯데푸드


롯데푸드 (311,000원 ▲6,500 +2.13%)가 최근 물가 상승에 남몰래 웃고 있다. 식용유, 버터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핵심 사업인 유지부문 수익성이 개선된데다 밥상물가 상승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082억원과 영업이익 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 영업이익은 227% 증가한 수치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7673억원, 804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4%,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은 HMR 부문이다. 롯데푸드는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의 HMR 제품 생산을 맡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세 속 HMR 사업이 급성장한데다, 최근 물가 인상과 맞물려 HMR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는 것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지난해 HMR 매출로만 100억원 이상을 달성했고, 올해는 2배 뛴 2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롯데푸드가 생산하는 롯데마트의 HMR브랜드 '요리하다'는 2015년 말 론칭 당시 25개였던 제품군이 현재 140개까지 증가했다.
지난 18일 준공한 롯데푸드 평택공장 전경.지난 18일 준공한 롯데푸드 평택공장 전경.
이처럼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롯데푸드는 지난 18일 HMR 전용 공장인 '롯데푸드 평택공장'을 신축했다. 연면적 약 6500평 규모에 최신 면 생산 설비 및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샐러드 등의 간편식 생산 라인을 갖춘 이 공장을 토대로 롯데푸드는 HMR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CAPA)도 기존보다 50% 증가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용 HMR을 주로 만들어왔다면 앞으로는 자체 HMR인 '쉐푸드'에도 집중해 사업비중을 5대 5로 맞출 것"이라며 "쉐푸드를 롯데푸드의 주력 브랜드 중 하나로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가린, 버터, 식용유 등 유지부문 가격 인상도 빼놓을 수 없다. 롯데푸드는 유지 사업부문에서 국내 최대 B2B(기업간 거래) 기업으로, 해당 매출이 전체의 40% 비중을 차지한다.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 속 버터, 생크림이 품귀현상을 빚은데 이어 최근 남미 홍수 여파로 식용유 공급 대란까지 벌어지면서 롯데푸드는 지난달 식용유 가격을 올렸다. 나머지 제품도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만년 적자사업이던 빙과부문은 '가격정찰제' 확대로 적자폭이 줄었다. 육가공부문 역시 2015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적한데 따른 충격을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롯데푸드는 모든 사업부문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는 더욱 좋을 것"이라며 "현 추세라면 내년에는 매출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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