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남은 의문은 세가지다. 첫째 박 대통령이 TV로 세월호 사고 상황을 확인했는지다. 오전에 머리가 단정했는데도 왜 급박한 상황에서 미용사까지 불렀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또 전화 통화가 없었던 오전 10시30분∼11시23분 53분간 무엇을 했는지도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 박 대통령이 주로 머물렀던 관저 집무실엔 TV가 없었다. 박 대통령을 관저에서 근접 보좌하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5일 헌재의 탄핵심판 변론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박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이날 헌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오후 5시쯤 중대본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거의 줄곧 관저 집무실에만 있었다. 단 2차례의 예외가 점심 식사 때와 머리 손질 때다. 윤 행정관도 이때 외엔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집무실의 PC를 이용해 뉴스채널의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에 접속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이날 제출된 자료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사태의 심각성이 확인된 뒤였다. 박 대통령은 오후 2시50분 김 전 실장으로부터 '190명 추가 구조' 보고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전화 보고를 받았다. 최소한 190명이 구조되지 못한 급박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거듭 머리를 손질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오전에는 머리가 단정했더라도 본인이 간단히 손질한 것일 뿐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한 머리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화 통화 없었던 '53분' = '세월호 7시간'은 박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전원 구조를 지시한 오전 10시15분부터 중대본을 방문한 오후 5시15분까지를 말한다. 이 시간 동안 박 대통령은 최소 11차례의 전화 통화를 했다. 그러나 오전 10시30분부터 오전 11시23분까지 53분 동안은 박 대통령이 걸거나 받은 전화가 한통도 없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안보실과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이 보낸 총 4건의 세월호 구조현황 서면보고를 검토했다는 게 대리인단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53분이란 시간이 모두 설명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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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30분은 구조 인원이 70명에 불과할 때다. 탑승객 470여명 가운데 약 400명이 아직 선체에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오전 11시23분까지도 구조 인원은 161명에 그쳤다. "학생 전원 구조"라는 방송의 오보가 나온 것도 오전 11시가 넘어서였다. 이 53분의 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의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당일 오전에는 그동안 밀린 정책 보고서 등 서류를 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