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세계정세 변화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돼 과거 어느 때보다 대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조직들은 젊은 인사들을 최고 책임자로 선임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움직임들이 분주하다.
이러한 상황의 조선에서도 혁신은 이뤄졌다. 300여척이 넘는 왜구와 맞서 133척을 전멸시킨 명량대첩이 그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전라남도 진도와 육지 사이의 해협)의 지리적 환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남은 12척의 배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부하들을 다그치는 대신 본인이 싸움에 나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04년 외부에서 영입돼 지난해까지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며 레고를 재기시킨 요르겐 비 크누스토르프는 사업 범위를 블록 개발과 제조에만 한정시켰다. 이후 레고는 2년 전까지 연평균 20%가 넘는 매출성장률, 3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크누스토르프 CEO는 "강력한 핵심사업을 보유한 기업들은 5년마다 인접분야로 진입하고, 이것을 혁신으로 착각한다"고 했다. 생사기로에 놓였던 레고의 회생은 조직 전체가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기본에서부터 핵심경쟁력을 회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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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 정세는 평온할 것 같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국에 이어 프랑스의 EU(유럽연합) 탈퇴가 유력시되면서 독일 주도의 EU 내 알력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를 앞두고 많은 세계적 석학들이 내놓은 전망들 중에서 확실한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 하나다.
국방은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 같은 세계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 혁신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고,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데서 시작된다. 불리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성공시키려는 의지가 더해질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