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5895m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르는 은행원들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7.01.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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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송창남 한국씨티은행 영업본부장… 9년째 트레킹클럽 회장

씨티은행 트레킹클럽 회원들은 2015년 2월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 코스를 다녀왔다. 씨티은행 트레킹 클럽은 매년 한 차례 2주정도 해외 트레킹을 다녀온다. (두번째줄 왼쪽에서 세번째 송창남 한국씨티은행 영업본부장) /사진제공=한국씨티은행 씨티은행 트레킹클럽 회원들은 2015년 2월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 코스를 다녀왔다. 씨티은행 트레킹 클럽은 매년 한 차례 2주정도 해외 트레킹을 다녀온다. (두번째줄 왼쪽에서 세번째 송창남 한국씨티은행 영업본부장) /사진제공=한국씨티은행


# 2013년 9월,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마지막 베이스캠프인 바라푸캠프(해발 4600m). 해뜨기 전 새벽 한국씨티은행 트레킹클럽 회원 20여명은 정상 우후루봉(5895m)을 앞두고 등반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 등반을 앞두고 모든 것이 순조로운 듯했지만 캠프를 떠난 지 20분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클럽의 리더였던 송창남 영업본부장이 고산병 징후를 보인 것.

송 본부장은 눈 앞에 다가온 정상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가득했지만 고산병 증상이 나타난 자신 때문에 다른 동료들마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송 본부장은 동료들의 안전을 위해 오랜 꿈이었던 킬리만자로 정상 등정을 앞두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다른 동료들은 킬리만자로 등산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씨티은행의 트레킹클럽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만 150여명으로 씨티은행에서 가장 활발한 동호회다. 송 본부장은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트레킹클럽을 2009년부터 9년째 이끌어오고 있는 '정신적 지주'다. 트레킹클럽이 10년째 많은 직원들이 참여하는 동호회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송 본부장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리더십 영향이 크다.

송 본부장은 등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원에서부터 이제 막 트레킹이나 등산을 시작한 초보자까지 참여를 원하는 직원은 누구나 환영한다. 클럽에 가입했다고 활동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자율적으로, 각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원하는 만큼 활동하도록 한다. 그러다 보니 영업점 창구 직원부터 과장, 차장, 부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서,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이 부담없이 참여한다. 특히 여성 회원들의 비중이 높다.



송 본부장은 "내가 주도적으로 회원들을 이끌고 간다기보다 나는 참여할 수 있는 기회만 만들고 직원들이 알아서 편히 즐길 수 있는 모임이 됐으면 좋겠다"며 "배우자와 아이들 등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가정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의 세심한 배려는 매년 초에 내놓는 트레킹 코스 일정표에서도 드러난다. 트레킹클럽은 매년 초 사내 게시판에 1년 일정을 공지한다. 월 1회인 정기일정 총 12개의 코스와 날짜를 미리 공지해 회원들이 개인 일정을 미리 조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각 일정마다 초보자와 전문가 코스 2개 코스를 마련해 어린아이나 여성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연말에는 모든 회원이 모일 수 있도록 서울에서 걷기 쉬운 코스를 선택한다.

전문가 못지 않은 등산 실력을 갖추고 있고 자연을 좋아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는 매년 한 차례 2주정도 해외 트레킹 일정도 준비한다. 직원들끼리 여름휴가를 맞춰 해외 유명 트레킹 코스를 방문하는 것이다. 2013년 킬리만자로 등반도 여름 휴가 때 다녀왔다. 지금까지 뉴질랜드 밀포드, 일본 다이센, 남아메리카 대륙 파타고니아 등 해외 유명 트레킹과 등산 코스를 다녀왔다. 올해는 이탈리아 돌레미티 트레킹을 준비했다.


송 본부장은 트레킹클럽을 통해 직원들이 도심에서 벗어나 멋진 자연을 보며 안식을 누리는 것이 보람이다. 그는 "회원, 비회원 상관없이 직원들이 1년에 한번 이상은 사무실에서 벗어나 일 부담 없이 자연으로 떠났으면 좋겠다"며 "트레킹클럽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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