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다방'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저가커피 시장, 앞으로 더 크쥬"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1.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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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소비자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저가커피·고급커피 공존…저가커피 시장은 더욱 성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커피 한 잔에 1500원, 용량은 2배. '짐승용량'으로 일컬어지는 대용량에 초저가를 내세운 저가 커피는 불황 속 주머니 가벼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커피 산업 판도를 흔들고 있다. '대형, 고급화'만이 성공 키워드였던 커피전문점 업계에 '소형, 대중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진입하면서 커피전문점 양극화 시대가 열렸다.

'빽다방'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저가커피 시장, 앞으로 더 크쥬"
저가 커피의 대명사는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빽다방'이다. 사실 빽다방이 만들어진 것은 2006년이다. 그러나 장기 불황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뒤늦게 빛을 봤다. 2013년 2개에 불과했던 빽다방 매장은 △2014년 25개 △2015년 415개 △2016년 530개로 급성장했다.



빽다방을 이끄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본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TV화면에서 본 그대로의 서글서글한 표정으로 일행을 맞았지만, 직원들을 대할 때는 사업가 특유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저가 커피는 소비자 선택권 문제쥬." 저가 커피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웃음기 가득하던 백 대표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그는 "저가 커피와 고급 커피 소비자가 다르지 않다"며 "기분 따라 간단히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가 있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고 싶은 날이 있듯이, 한 명의 소비자가 기회비용을 따져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커피 등 기존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대개 4000~5000원대로 가격이 높은 대신, 소비자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함께 제공한다. 반대로 빽다방 등 저가 커피숍은 대개 테이크아웃 만이 가능한 소형 점포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면 저가 커피숍을, 친구와 수다까지 떨고 싶다면 기존 커피전문점으로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

백 대표는 "소비자 선택권과 연결돼 있어 저가 커피와 고급 커피전문점은 공존할 것이고 저가 커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빽다방은 올해 전년과 비슷한 100여개의 점포를 신규 출점할 방침이다. 다만, 경쟁업체들이 많아진 만큼 매장 확대보다 메뉴 개발, 점포 관리 등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저가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질 나쁜 원료 사용 의혹, 박리다매 전략에 따른 가맹점주 피해 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루 600잔 이상 팔아야 이익이 남는다는 풍문도 마찬가지다.


백 대표는 "통상 프랜차이즈 메뉴 원재료 비율이 30%인데 빽다방 아메리카노의 경우 18~19% 정도"라며 "빽다방을 운영하는 기존 점주들이 주변에 다시 빽다방을 여는 사례가 많을 정도로 마진이 괜찮다"고 강조했다.

창업비용이 높다는 오해도 반박했다. 빽다방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게시된 1평당 창업비용이 1329만원으로 경쟁업체인 이디야보다 높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공정위에 게시된 창업비용은 안내사항일 뿐, 실제로는 인테리어, 재료 사입 등에 대해 강제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테리어는 설계, 감리를 제외하고는 자율시공에 맡기고 가격 경쟁력 없는 재료는 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도록 해 점주 신뢰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최근 방송 트렌드인 '쿡방'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요리연구가인 그를 찾는 방송국이 많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아지면서 덩달아 인지도 높아진 더본코리아를 겨냥해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식 확장 등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비난받는데 더본코리아 브랜드 중 성장이 빨랐던 빽다방은 커피가 중소기업적합업종이 아니여서 출점 제한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른 브랜드도 골목상권이 아닌, 대기업도 진출 가능한 '먹자골목'에만 가맹점을 낸다"고 역설했다. 권리금이 없는 영세상권인 '골목상권'과 이미 상권이 활성화된 '먹자골목'은 개념을 달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중소상인 고객까지 빼앗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았다. 그는 "본사 경쟁력으로 양질의 원재료를 저가에 조달해 가맹점에 제공하고,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에 만족한 고객이 몰려 가맹점주가 돈을 번다면 그건 프랜차이즈 업체가 지향해야 할 목표인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성공 요건으로 점주의 '적극성'을 꼽았다. "과거는 고령의 은퇴자가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3040 세대가 많다"며 "나이를 불문하고 능동적인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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