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작가 가계부는…기고·강연하고 돈 얼마 벌까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7.01.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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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모리 히로시 '작가의 수지'…"소설가, 어떻게 얼마 버는지 보여주겠다"

전업작가 가계부는…기고·강연하고 돈 얼마 벌까


작가들은 대체 얼마나 돈을 벌까. 물론 책을 수십 만 부씩 판매하는 유명한 작가들은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벌 것이라고 모두가 '짐작'은 하지만, 정작 그들이 출판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는 금기 사항처럼 여겨져왔다. 문학 하는 행위는 고결하기 때문에 '천박한' 돈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었는지도 모른다.

새 책 '작가의 수지'는 이러한 룰을 보란 듯이 깨버린다. "이것은 자랑이 아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벌고 얼마를 버는지를 보여 주는 데이터이다."라고 선언하는 저자는, 통계로 일반화 할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쓰는 한 작가가 실제로 어떤 활동을 해서, 얼마를 벌어서 먹고 사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문학 잡지에 단편소설 한 편을 기고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부터, 책을 한 권 냈을때 책값에서 작가에게 배당되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얼마의 수입을 얻게 되는지 등 실제 액수가 소개된다. 단위가 '원'이 아니라 '엔'이기 때문에 한국의 작가들도 이 정도 수입을 올리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작가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잘 먹고 잘 사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숫자들이 등장한다.

그는 글 쓰는 것 외에 얻어지는 수입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적는다. 강연을 할 경우 강연료가 얼마나 되는지, 토크쇼에 나갈 경우 사례금이 얼마나 되는지, 라디오나 TV 출연료는 얼마나 되는지 등이 액수로 제시된다. 이런 활동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홍보도 된다. 작가도 '영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작가가 '인기를 파는 업종'이라고 말하며 어떻게 홍보 활동을 하는지도 소개한다.



이런 노골적인 책을 국내에서 내기로 결심한 출판사 사장님의 책 소개를 들어보자. "'문학을 돈으로 계산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글쎄, 이런 관점을 가진 작가가 한 명쯤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이 책의 한국어판을 내자고 결심했습니다."

◇작가의 수지= 모리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펴냄. 216쪽/1만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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