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빌라단지를 50억짜리로 변신시킨 투자법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01.04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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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동산, 숨은 고수에게 듣는다]<1>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 "올해 IMF보다 큰 위기올수도"

편집자주 부동산시장에는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노하우를 무기로 전문가 영역을 구축한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많다. 그들은 오랜 기간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남다른 내공을 쌓아왔다. 그들을 직접 만나 실전투자의 노하우를 간접 경험해보는 동시에 2017년 부동산시장 전망도 함께 들어본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 / 사진=송학주 기자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 / 사진=송학주 기자


# 2014년 중순 전북 부안군 변산면의 한 4층짜리 빌라 4동 32가구가 경매에 나왔다. 사업자가 공사 중간에 부도가 나 짓다만 상태였다. 결국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업체와 수분양자들이 강제경매를 신청했고 감정가(12억7400만원)의 42%인 5억3689만원에 낙찰됐다.

유치권, 가압류 등 권리관계가 복잡해 낙찰자가 선뜻 나서지 않은 결과다. 낙찰받은 업체는 2015년 해당 건물의 토지(2억9000만원)까지 경매로 낙찰받아 이 빌라의 새 주인이 됐다. 이후 법정소송 등의 절차를 거쳐 유치권을 해소하고 추가 공사를 진행해 지난해 1차 분양(16가구)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 빌라를 매입하고 완공하기까지 들어간 비용은 추가 공사비를 포함해 16억5000만원. 1차 분양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24억원. 올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2차 분양(16가구)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2년여의 고생 끝에 50억원에 달하는 큰 돈을 번 셈이다. 투자비를 감안해도 30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부동산경매 전문가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사진)가 첫 손에 꼽는 지난해 투자 성공사례다. 물론 일반인들이 투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자칫 유치권 등으로 인해 공사비를 떠안을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2~3년여의 철저한 준비 끝에 이룬 성과"라면서 "지난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 빌라 공급이 너무 많이 돼 앞으로 경매시장에 나오는 빌라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개인별 맞춤형 종합부동산컨설팅업체다. 고객의 자산·소득수준·직장위치·소비형태·가용자금·대출한도 등을 고려한 후 경매·토지·상가·개발 등 부동산 전문가들을 동원해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물건을 찾아주는 식이다. 2012년 문을 연 이후 현재 150여명에 이르는 고객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다.

부안의 빌라단지 역시 고객의 자산을 투자해 성공시킨 사례다. 최근엔 경기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의 빌라 8가구를 경매를 통해 통째로 사들였다. 이 물건 역시 권리관계가 복잡해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매입할 수 있었다.


그는 "경매는 어디까지나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지난해 경매낙찰가율이 80%에 이르는 등 투자여건이 좋지 못했지만 언제나 빈틈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특히 2003년 이후 단 한 번도 줄지 않았던 40대 가구의 소득이 지난해 3분기 감소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연령대 중 소득과 소비 규모가 가장 큰 40대 가구의 소득 기반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음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소득 감소는 전체 가처분 소득을 크게 줄여 가계지출을 제약할 수 있고 이런 상황에 금리까지 인상되면 1998년 IMF 경제위기때보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하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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