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거래 한달새 40% 줄었다…'거래 절벽' 가속화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6.12.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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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위축에 전년比 32%↓…봄철 특수도 기대 어려워

강남 아파트 거래 한달새 40% 줄었다…'거래 절벽' 가속화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절벽이 구체화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달만 해도 전년 동기 수준을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전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11.3 부동산 대책이 정조준한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18일 기준)는 총 4342건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약 241건의 매매 거래가 체결되는 꼴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12월에는 총 8143건, 일 평균 263건의 아파트 매매가 이뤄졌다. 하루 거래 건수만 비교해보면 약 8.4% 감소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85건으로 전년 동기의 9859건을 1226건 웃돌았다. 앞서 9월과 10월 역시 월간 거래량이 전년 동월 수준을 각각 1419건, 1877건 상회하며 매매시장이 활기를 보였다.

매매 감소는 강남3구에서 한층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서는 총 1757건(일 평균 57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 12월에는 18일 현재 매매 거래량이 710건(일 평균 39건)에 불과하다. 일 평균 거래량을 기준으로 약 32% 거래가 줄었다.



전월인 11월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11월 강남3구에서는 총 1847건, 하루 평균 약 62건의 매매 거래가 체결됐다. 한달새 40% 가까이 거래가 줄어든 셈이다.

이는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청약자격 요건 강화 등 11.3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이 강남3구를 직접 겨냥하며 집값 하락 우려가 가중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거래량 감소 등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으며 강남3구 집값은 상대적으로 빠른 조정을 맞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은 11월 둘째주 이후 5주 연속 동반 하락 중이다.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마포·서대문·강서구 등 강북 주요 자치구들이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집값 조정도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봄 이사철 거래량 회복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 규제, 금리 인상, 대선 등 여러 변수 속에서 내년에는 거래량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서울 강남권의 경우, 대기 수요가 꾸준한 만큼 일정 수준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 거래량이 회복되고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겠지만 지난해나 올해와 같은 집값 상승 국면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 실패가 시장 경착륙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최소 2018년까지 부동산 시장이 한자릿수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 분위기 변화를 실감할 만한 유의미한 거래량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집값 하락이 길어질 것"이라며 "새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한 2~3년간의 집값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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