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후 첫 집회…60만명 "박근혜 즉각 퇴진"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김민중 기자, 윤준호 기자 2016.12.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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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탄핵 가결→朴대통령 즉각 퇴진…영하권 추위에도 밝은 표정, 광장 속속 모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튿날인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튿날인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촛불은 식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민심은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각오다.

탄핵안이 통과된 이튿날인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시민 60만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분노가 앞섰던 이전 집회와 달리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0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범국민행동'(7차 촛불집회)을 개최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으로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가 열린 10월 29일 이후 7번째이자 탄핵안 가결 이후 첫 대규모 주말 집회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7시 기준 주최 추산 60만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율곡로와 사직로까지 인파가 모이고 있다"며 "촛불항쟁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킨 것을 환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 집회에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15개 단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서 사전집회를 열었다.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한 인파들로 붐볐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교복을 입고 온 중·고등학생, 데이트 겸 집회에 참여한 연인, 가족단위 참가자, 60~70대 노인들도 보였다.

엄숙하게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구속을 외쳤던 6차례 집회와는 달리 밝은 표정으로 광장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전날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것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장갑, 핫팩 등으로 중무장했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피켓도 여전히 등장했다.


사전집회가 끝나는 오후 4시를 전후해 청와대를 포위하는 에워싸기 행진이 진행됐다. 주최추산으로 시민 20만명이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3갈래로 나눠 행진했다.

청와대로부터 1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와 주한교황청대사관까지 진출한 시위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청와대 방향으로 함성을 질렀고 세월호를 상징하는 푸른색 고래, 수의 차림 박근혜 대통령 모형, 횃불 등도 등장했다.

6시부터 진행하는 본 집회는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각종 공연과 1분 소등·경적 시위 등 지난주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공식 행사는 저녁 7시30분 청와대 방면 2차 행진 이후 시민자유발언 등을 끝으로 밤 11시쯤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 외에도 부산과 광주 등 전국 86곳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보수집회도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모임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청계광장 일대에서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시간 30분가량 집회 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까지 행진했다.

보수단체 회원 가운데 일부는 청와대 방향 행진 도착지점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들어와 촛불집회 참가자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갔으나 경찰의 중재 등으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만일 사태에 대비해 228개 중대 1만8000여명을 광화문 일대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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