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쇼트트랙 2연패 최은경 "마케팅 금메달 위해 달린다"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6.12.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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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최은경 휴코스코리아 마케팅 과장

"세계 정상까지 갔던 끈기와 열정을 살려 화장품 마케팅 전문가로 변신 중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 한국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스타였던 최은경 선수(32).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15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이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역시 같은 종목에서 동일한 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그가 올해 화장품 마케팅 전문가로 변신, 인생 2막을 열었다. 2009년 은퇴한 그는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스포츠심리학 박사과정을 밟은 이후 지난 5월 화장품제조 중소기업 휴코스코리아에 마케팅 과장으로 입사했다.



최은경 휴코스코리아 마케팅 과장 최은경 휴코스코리아 마케팅 과장


최 과장은 "운동선수들은 수십년 동안 운동만 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경험해볼 기회가 적다"며 "박사과정을 마칠 무렵 서대원 대표가 근무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1일 첫 출근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해 두려웠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던 것과 다른 기분이었다. 운동할 때 선크림도 바르지 않던 제가 화장품회사에 입사를 할 것이라곤….”



회사 대표 등 주변의 격려 속에 그가 처음 맡은 업무는 마스크팩 마케팅이었다. 최 과장은 "마스크팩의 원료부터 효능까지 처음 보는 용어라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됐지만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면서 ‘맨땅에 헤딩하기’를 시작했다“며 "겨울만 되면 건조하던 피부가 화장품을 열심히 사용했더니 변하기 시작하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18년 동안 운동하면서 얻은 교훈은 노력의 결과물은 정직하다는 것"이라며 ”‘좌절하지 말고 다시 시도해보자’는 믿음으로 정말 열심히 마케팅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 마케팅은 흙 속에서 금을 찾는 느낌”이라며 "넓은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뛰어나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설득을 통해 구매까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사 6개월째인 현재 최 과장의 노력은 진행형이다. 입사 초기 주변 지인들에게 마스크팩 사용후기를 받아 장단점을 꼼꼼히 파악하던 그는 이제 제품판매 병원들을 관리하고, 신제품 마케팅과 판매매장 인테리어를 기획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그는 "이제 제품설명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 과장의 목표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그는 "스케이트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관계를 떠나 후배들이 언제라도 조언을 구하러 올 수 있는 편한 언니,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늘도 그는 마케팅 금메달을 위해 신발끈을 묶고 또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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