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글로벌 경쟁력 여전한데"…속타는 신라젠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6.12.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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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기술수출 무산 후폭풍…'신약' 개발 전반에 대한 불신 확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6일 오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신라젠(주)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상장기념패 전달 후 임승원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문은상 신라젠(주)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김원식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6일 오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신라젠(주)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상장기념패 전달 후 임승원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문은상 신라젠(주)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김원식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올해 코스닥 상장 '최대어'로 꼽힌 신라젠 (4,550원 ▼15 -0.33%) 마저 한미약품 사태의 된서리를 맞고 있다. 회사 핵심 가치인 신약 개발은 여전히 순항 중이지만, 한미 사태 이후 신약개발 전반에 대한 투자 시각이 냉담해져 상장 후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신라젠 (4,550원 ▼15 -0.33%)은 8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대비 5.08% 하락한 1만120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이날까지 주가는 공모가 1만5000원 대비 25.3% 밀렸다. 공모가 기준 약 920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6901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장외시장에서 신라젠의 선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장 후 급락세는 뜻밖이다. 신라젠은 상장 전 이미 시총 규모가 1조원을 웃돌았다.

장외시장에서 주목받은 원동력은 신약 경쟁력이었다. 회사가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 '펙사벡'은 현재 전 세계에서 동일 기전으로 개발 중인 경쟁 신약이 없을 정도로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다. 펙사벡은 TK(티미닌 키나아제) 효소를 제거한 우두바이러스를 환자에 투여해 간암을 제거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약 경쟁력은 상장 후에도 변화가 없다"며 "임상은 여전히 순항 중이며 새로운 경쟁 약물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장 후 시장 반응이 차갑게 식은 까닭은 '한미 후폭풍'이라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한 증권사 연구위원은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 임상에 연이어 적신호가 들어오자 신약이 핵심 경쟁력인 바이오 업체 전반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수출한 항암신약 '올무티닙'이 지난 9월 임상2상 단계에서 중단됐다. 이어 사노피로 수출한 당뇨신약 임상 3상 시점이 연기됐고, 얀센에 수출한 당뇨 신약마저 임상 1상 단계에서 환자모집이 유예됐다.


선두주자 한미약품이 이처럼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임상 단계에 상관없이 신약 개발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펙사벡은 이미 임상 3상에 진입해 실패 확률이 높은 임상 2상 리스크를 넘겼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하지만, 한미 사태 후 신라젠 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이 같은 강점이 희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기술특례상장한 바이오주 대부분이 된서리를 맞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바이오리더스 (3,830원 ▲260 +7.28%)애니젠 (15,310원 ▲450 +3.03%), 안트로젠 (14,330원 ▲90 +0.63%)은 현재 공모가 대비 각기 66%, 25.2%, 22.7% 하락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회사 가치의 핵심인 신약 개발에 집중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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