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 "朴 대통령 더 이상 국민 뜻 확인하려 하지 말라"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6.12.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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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한불교조계종 종단 차원 첫 시국 선언

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퇴진을 촉구하는 종단 차원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 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퇴진을 촉구하는 종단 차원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입장을 처음 표명한 것으로 대통령 탄핵 표결이 9일로 임박한 상황에서 더 이상은 입장 표명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조계종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에서 개최한 긴급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귀근득지 수조실종(歸根得旨 隨照失宗·근본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뜻을 얻고 보이는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잃는다)’이란 중국 선종 제3조 승찬 스님의 말씀을 담은 경전인 '신심명'을 인용, "대통령께서는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며 “(박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계종 총무국장인 남전 스님은 종단 차원의 입장 발표가 늦어진 데 대해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고 종통을 계승하는 최고 권위와 지위를 지닌 종정 예하를 새롭게 모시는 중차대한 일이 있어 시국과 관련한 종단 입장을 오늘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설명했다.

남전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이 호소문을 통해 밝힌 것처럼 대통령께서 국민의 뜻을 즉각 받아들이는 것만이 현 시국의 유일한 해법이란 입장을 그동안 계속 견지해왔다"며 "총무원장 스님이 지난 11월9일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들은 민심을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당시에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는 발언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남전 스님은 "중언부언하지 않더라도 (박 대통령이) 의미를 이해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자승 스님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최근 박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당해장 목사를 임명하자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이 반복되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최 목사는 2014년 7월 세월호 참사 직후 광고를 내고 “(유가족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희생자 가족이 아니라 희망의 가족이 돼라. 더이상 과거에 매여 있어서는 안된다. 아픈 상처만 곱씹어도 안된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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