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만에 매출 1조 '미니스톱'…'느린 성장'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6.12.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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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여개 매장 확장, '튀김요리' 고수…최대주주 일본미니스톱 보수적 경영방침은

26년만에 매출 1조 '미니스톱'…'느린 성장' 이유는?


1990년 편의점업계 원년쯤 문을 연 국내 4위 편의점 '미니스톱'에게는 5~6년 전부터 끊임없이 '수상한 소문'이 따라다니고 있다. 바로 '매각설'이다.

편의점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빅3'인 CU, GS25, 세븐일레븐 인수설이 제기됐다. 이들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압도적인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후발주자 신세계 '위드미'가 인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설'까지 돌고 있다.



그렇지만 미니스톱 측은 "만성적으로 제기되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미니스톱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대주주인 일본 측 경영진의 '내실 중시' 경영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1일 미니스톱은 올 10월 말 현재 미니스톱의 국내 점포수가 총 2326개로 지난해말 대비 126개가 늘었다고 밝혔다. 2013년 1913개 △2014년 2002개 △2015년 2200개로 대체로 100개 안팎 수준으로 점포수가 늘고 있다.



동종업계 편의점 점포 확장 속도보다 현저하게 느린 수준이다. 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 위드미 점포수는 2013년 인수 당시 87개 수준이었지만 2014년 501개, 지난해 1058개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0월말 현재는 총 1650개 점포를 열었고 3년 내 5000개 점포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1,2위 편의점인 BGF리테일 CU와 GS리테일 GS25는 2013년 점포수가 8000개 미만이었지만 올들어 1만개를 돌파했다.

26년만에 매출 1조 '미니스톱'…'느린 성장' 이유는?
매출 증가속도도 느긋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683억원으로 한국 진출 26년만에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3년과 2014년 미니스톱의 매출은 7920억원, 8308억원으로 각각 3.7%, 4.9% 늘었고 지난해에는 28.6% 증가했다.

미니스톱이 상대적으로 '더딘 출점'을 하고 매출 측면에서도 완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최대주주이자 모체인 일본미니스톱의 경영방침 때문이다. 미니스톱은 1990년 국내 기업 대상유통이 일본미니스톱과 편의점 도입 계약을 체결해 진출했다. 이후 2003년 대상유통 지분 55%(577억원 규모)를 인수한 일본미니스톱이 최대주주(76.6%)로 올라서게 됐고 대상은 2대주주로 20%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미니스톱은 본사 정책에 따라 즉석 튀김요리(패스트푸드 류)를 판매하는 서비스를 앞세우는 '콤보스토어'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어 최소 평수 25평 이상으로만 출점하고, 입지 선정 등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도시락 제품에 스타마케팅도 하지 않는다. 다소 제약은 있지만 자체 콘셉트를 유지하고, 점포당 매출이 높은 내실 있는 확장을 추구한다는 것이 기업 측 설명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미니스톱만의 특징적인 즉석식품 판매를 고객들이 선호해 유지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로도 내실위주로 점주와 고객이 만족할만한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기조는 일본 내 미니스톱도 마찬가지다. 일본 내 4위입지를 차지하며 한국 대비 4배 넘는 매출을 올리는 미니스톱의 수는 지난달 말 기준 2242개로 한국 점포 수(2326)보다도 적다. 반면에 매장 규모는 평균 2배 이상 크다. 점포 당 매출도 업계에서 1~2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기업 측 설명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내실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업계 성장세에 부응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을 한다는 평가도 있다"며 "편의점 1세대인만큼 공격적인 확장으로 업계 선두를 노릴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직원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위권 입지로 매년 매각설이 돌고, 4위 자리도 곧 내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측 경영 기조가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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