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상근의 '튀어나온 돌과 펜스', 종이 위에 연필, 수채, 색연필, 36.4x25, 2016. /사진제공=호상근
현대 미술가인 호상근 작가(32)는 자신이 거리에서 마주한 풍경을 색연필로 그려 전시한다.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일도 있고,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장면도 있다.
그가 아파트 단지를 걷다 마주한 돌을 보고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다. 네이버문화재단 신진작가 전시회로 방배동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 열린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를 구획하는 펜스가 바닥의 돌이 위치한 부분만 빼고 설치돼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호상근의 2012년 작인 '지지 않겠다!'(왼쪽)와 '바람만 있으면, 됩니다'. /사진제공=호상근
그는 노을질 무렵 한강변에서 한 할머니가 주머니에서 검은색 손수건을 꺼내 얼굴에 댄 채 달리기를 하는 모습을 그렸다. 햇빛을 가리면서 노을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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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소개해 준 사연이었어요. 어느날 한강변에 갔더니, 검은색 손수건으로 햇볕을 가린 채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할머니를 봤다는 거지요. 조깅과 관련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 같은 분이셨지요.”
그는 이처럼 오늘날 한국의 ‘사사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관심을 지녔다.
“거창하진 않지만. 시대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사사로운 그림들을 많이 그리려고 해요. 이를 통해 우리 주변의 발견을 통해 이뤄지는 ‘큰 그림’을 찾아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호상근의 '디셈버'전 출품작 설치 전경. /사진제공=호상근
그는 시청각에서 열리고 있는 디셈버(December) 전에 미세먼지로 가득한 남산 타워의 모습들을 그려 전시했다. 튀어나온 돌과 펜스전은 11월 30일, 디셈버전은 12월 4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