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위기를 말하는 평가에 대한 근거 역시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기인한다. 최근 중국 2030세대에게 비보, 오포라는 스마트폰 브랜드가 화두가 되면서 저가형 시장에서 샤오미가 머물자리가 없다는 평가가 국내외 미디어에서 쏟아지고 있다. 더 이상 샤오미는 중국 사람들에게 쿨(酷)한 이미지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본투 글로벌 캠프(Born 2 Global Camp)'에서 만난 리레이 샤오미 마케팅 총괄 역시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를 통해 "샤오미는 스마트폰만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며 "샤오미는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인터넷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리레이 샤오미 마케팅 총괄/사진=홍봉진 기자
리레이 샤오미 마케팅 총괄(오른쪽)과의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 화면/사진=캡처
샤오미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파트너 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현재 55곳의 회사가 미지아(米家)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돼 있다. 이 중 7곳이 매년 1억 위안(약 168억 원)의 매출을, 2곳은 10억 위안(약 1686억 원)의 매출을 내는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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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아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이 생산하는 샤오미의 많은 제품은 미홈(Mi-Home)이라는 스마트홈 앱 위에서 작동된다. 미홈은 운영체제(OS)에 구애받지 않는다. 샤오미 자체 OS인 미유(Miui)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iOS에서도 작동된다.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과 무관하게 생태계는 굳건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홈 화면. 샤오미의 각종 제품들을 앱 하나로 제어할 수 있다./사진=캡처<br>
또한 샤오미의 와이파이(WiFi) 공유기는 나스(NAS) 허브로도 사용된다. 즉 공유기에 연결돼 있는 샤오미 휴대폰, 저장장치 내부의 사진, 문서를 외부에서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샤오미가 발표한 셋톱박스 미박스(Mi-Box) 역시 외부에서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본투글로벌 캠프 행사장에 전시된 샤오미 제품들/사진=유재석 칼럼니스트
다음은 무엇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게 될까. 국내외 IT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의 모든 사물이 온라인(모바일)으로 연결된 생태계를 꼽는다. 혹자는 O2O(Online to Offline)를 말하고, 어떤 이는 사물인터넷(IoT)을 꼽는다.
샤오미는 그 영역을 노리고 있다. 샤오미의 제품을 단 한 개라도 구매하는 즉시 미홈의 생태계에 묶인다. 1만5000원대 미밴드 하나만으로 그들이 만들 세상을 엿볼 수 있다. 집에 있는 싸구려 짝퉁의 이미지인 샤오미가 스마트한 미래로의 연결로 바뀌는 것이다. 이미 냉장고를 뺀 모든 가전제품을 완비한 샤오미가 시장을 장악하기까지는 시간 문제만 남았다.
샤오미의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이후 또 다른 제품을 구매할 때 미홈과 연결된 또 다른 제품을 우선순위로 선택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미홈 위에서 일원화해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모든 하드웨어들의 제어가 자동화될 가능성도 높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의 생활패턴이 미홈에서 분석된다면, 어느 시간에 텔레비전이 켜지고, 수면등을 켜게 되며, 몇 시에 기상하는지 알고, 외부 날씨에 따라 실내 온도를 조정하는 것 등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이미 샤오미의 로봇청소기는 청소 기록을 지도로 만들어서 보여주지 않던가.
샤오미 로봇 청소기는 청소한 흔적을 지도로 보여준다./사진=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