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몬트주 전력의 38%를 공급하던 버몬트 양키 원전은 2014년 12월 폐로를 결정했다.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같이 미국에서 노후 원전 재가동 심사를 담당하는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양키 원전에 대해 2023년까지 가동을 허용했지만 원전 운영자인 엔터지는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셰일가스로 인해 천연가스·도매전력가격 하락, 원전 설비개선에 필요한 높은 투자비 등으로 더 이상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버몬트 양키 원전은 내년에 해체될 고리 1호기와 달리 60년 동안 ‘지연해체’(SAFSTOR) 방식으로 해체된다. 습식 저장소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2020년까지 건식 저장소로 옮겨 2052년까지 휴면 상태로 놔두고 방사선량이 낮아지면 차례대로 폐로하는 방식이다. 버몬트 양키 원전은 2069년부터 원자로 해체 등 폐로 작업이 시작되며, 2075년 이후엔 부지 복원이 진행된다.
버몬트 양키 원전의 해체비용은 총 12억4200만달러(한화 약 1조3800억원)로 추산된다. 이 중 운영허가 종료에 따른 원자로 해체 등을 위한 비용이 8억1700만달러이며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비용과 원전 현장 복구 비용이 각각 3억6800만달러, 5700만달러다. 원전 운영사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폐로 요건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 이같이 해체 비용을 산정한 결과다.
엔터지사는 현재까지 절반 가량인 6억6500만달러를 마련해 제3의 독립기관에서 펀드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방사선선량이 낮아지길 기다리는 50년동안 기금을 불릴 계획이다. 해체에 필요한 금액보다 부족하면 엔터지사가 추가로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수익률이 당초 예상했던 3%보다 높은 6.5%로 잡히면서 비용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숙제다. 버몬트 양키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는 42년동안 원전 내 건식저장소에서 보관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처분 시설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키원전은 45개의 건식 저장소를 추가로 만들어 총 58개를 확보할 예정이다. 콘은 “사용후핵연료 관리·보관에 소요되는 3억6800만 달러는 소송을 통해 연방정부로부터 받을 방침”이라고 말했다